▲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백남기 농민 국회청문회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야 3당은 국회청문회에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청문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전여농, 새누리당사 앞 단식농성
"야 3당은 합의, 여당에 가로막혀
국가폭력의 책임 반드시 물어야"


최근 백남기 농민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이 지난 18일부터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백남기 농민 국회청문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벌써 9개월이 넘었지만,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 합당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여성농민들이 곡기를 끊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전여농은 이날 단식 농성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당장 국회청문회 개최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국회청문회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 막혀 청문회 개최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

전여농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그 날로부터 백남기대책위와 전국의 농민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한 목소리로 청문회를 요구해왔고, 수십만명의 국민이 국회청문회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며 “이 힘으로 야 3당이 힘겹게 백남기 농민 국회청문회 개최에 합의했지만, 국회청문회는 꿈쩍도 하지 않는 새누리당 앞에 가로막혀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이들은 “우리의 단식은 단순히 밥 한 끼를 굶는 것이 아니라, 밥 한 끼에 담긴 생명처럼 소중한 백남기 농민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며 “백남기 농민이 바라고 바라던 것은 농민이 살맛나는 세상, 농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이었고, 그래서 오늘 우리 여성농민들의 단식농성은 국가권력이 짓밟아 버린 이 땅의 정의와 민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이라고 천명했다.

전여농 김순애 회장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책임자 처벌이나 사과도 없었다. 야3당이 국회청문회에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은 슬금슬금 발을 빼고 있다”며 “백남기 농민에게 행해진 국가폭력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새누리당이 민심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면 국회청문회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7월부터 전국 시군을 순회하며 백남기 농민에게 행해진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온 전여농은 8월 25일 국회 앞에서 ‘백남기 농민 국회청문회 개최와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국여성농민결의대회’를 시작으로, 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통해 투쟁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경찰이 허가된 집회물품을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막아서면서 여성농민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일부 여성농민들은 경찰과의 몸싸움으로 땅바닥에 쓰러지기도 했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 국회청문회를 요구하는 자리였던 만큼 경찰의 대응이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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