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25% 감소…원유생산량 감축 등 수급조절 결과

 

국내 원유 공급 과잉으로 급증했던 분유 재고량이 감소세로 전환되며 유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유업체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소비자에 판매하는 백색 시유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낙농가들이 8월부터 원유기본가격을 내린데다 경영이 호전된 유업체들의 백색 시유 가격 인하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5년 원유 공급 과잉으로 크게 증가했던 국내 분유재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분유재고는 2015년 1월 2만849톤, 2월 2만1973톤, 3월 2만2309톤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 분유재고는 젖소 도태와 원유생산량 감축 등의 수급조절로 2015년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월에는 1만8803톤, 2월 1만9539톤, 3월 1만9302톤, 6월에는 1만5978톤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즉, 1년 사이에 분유재고가 약 25%가 감소한 셈이다.

이 같은 분유재고의 감소는 곧 유업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14년부터 분유재고가 증가하며 악성 재고로 처리돼 유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경영난을 초래하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생산자의 감산과 유업체의 분유 재고 소진을 위한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매일유업의 경우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매출액은 6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00억원에 비해 426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86억5700만원에 비해 159억원(184.8%) 증가했다.

남양유업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남양유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021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39억원에 비해 82억원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165억3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7억4000만원에 비해 98억원(146%) 가량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유업체 관계자는 “영업이익 증가 원인은 마케팅 비용 절감과 분유를 사용한 신제품 출시 증가로 인한 분유재고 감소 등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증가하자, 업계에서는 유업체가 백색 시유 가격을 인하해 소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통해 원유가연동제에 따라 낙농가들이 원유기본가격을 8월 1일부로 ℓ당 940원에서 922원으로 인하했지만, 현재 백색 시유 가격 인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유업체들이 지난 2년간 원유 수급 과잉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것을 이유로 백색 시유 가격을 내리는 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원유 감축 정책과 무더위로 인해 원유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 것이고, 분유 재고도 감소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유업체들의 경영난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백색 시유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이 국내산 백색 시유를 더 구매해 소비가 활성화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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