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성균관대 세포공학연구팀 ‘시험관 내 식물바이러스 항체 생산기술’ 개발
내년부터 ‘감자Y바이러스 항체’ 현장진단키트 국내 농가 활용 계획


사람 항체 유전자를 이용해 시험관 내에서 식물바이러스 항체를 생산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동안 식물바이러스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항체는 동물을 이용해 생산해 왔다. 쥐나 토끼의 혈액에 진단하려는 병원체를 주입한 다음 혈액속에 생성된 항체를 뽑아내는 방식이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제작기간이 6~12개월 소요되며 동물사육 시설과 동물세포 배양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시설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진청은 성균관대학교 세포공학연구팀과 공동으로 ‘시험관 내 식물바이러스 항체 생산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이 기술은 사람이 갖고 있는 항체 생산 유전자로 만든 재조합 미니항체를 이용해 특정 식물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항체만 선발해 시험관 내에서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인간항체 유전자를 이용해 만들어진 단백질 조합은 10억개 이상으로 어떠한 종류의 항원에도 반응하는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항체 생산기술이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점은 동물사육 시설 등이 필요하지 않고 대장균을 이용해 쉽게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선발에서 목표 항체 생산까지 3주밖에 걸리지 않으며 제작 비용도 85% 이상 저렴하다.

또 기존 방법은 동물의 혈액 양에 따라 항체 생산량이 결정되지만 개발한 기술은 배양하는 대장균 양에 따라 결정되므로 항체 생산량에 제한이 없어 필요한 양을 시험관에서 1주일이면 재생산 할 수 있다.

골든시드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개발된 이번 성과는 앞으로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기준 항체를 대체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바이러스 진단키트로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이 기술로 제작한 ‘감자Y바이러스 항체’를 이용해 현장진단 키트를 올해 대량을 생산해 내년부터 국내 감자 재배 농가에서 우선 활용한다. 또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몽골 등으로 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보고된 1000 여종의 식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은행을 구축해 모든 바이러스병 감염에 조기 대응하게 된다. 기존 바이러스 진단용 항체는 생산비용 등을 이유로 국내 제작이 어려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저비용 고효율의 항체 생산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국내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산업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본철 농진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장은 “최근 기후변화, 농산물 수입확대 등으로 바이러스병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어 바이러스 모니터링과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식품 바이러스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 작물 재배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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