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기준 가축 427만마리 폐사·양식장 직격탄
조생종 사과 일소피해, 밭작물 시들음 증상 등 잇따라

▲ 폭염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가두리 양식장 피해가 속출했다. 사진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한상기 태안군수 등이 폭염 피해를 입은 한 가두리 양식장을 찾은 모습이다. 사진제공=태안군청

지난 주말 전국적인 비로 폭염은 물러갔지만 예년에 비해 폭염이 2배 이상 길어지면서 가축폐사와 농작물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남지역의 경우 고수온에 적조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수산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현장 농어업인들에 따르면 최근 계속된 폭염으로 8월 26일까지 가축폐사는 총 1787건, 427만283마리로 산정됐다. 농작물은 조생종 사과의 경우 8월 24일까지 일소피해가 발생하고, 강수량 부족으로 밭작물의 시들음 증상은 물론 인삼도 조기에 낙엽이 지는 피해증상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기간은 23일 기준 21.1일로 지난해 10.1일 대비 2배 이상 길게 나타나 폭염에 취약한 닭, 오리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피해는 지자체를 통해 피해를 집계하고 있다.

가축폐사의 경우 전일 대비 2만6000마리 증가한 것으로 돼지가 886두, 닭 403만7347두, 오리 15만4026두, 기타 7만50마리 등이다. 폭염에 따른 가축보험금 지급액은 8월 24일 기준 137억 원 수준으로 피해가축 모두 재해보험에 가입돼 보험금 지급을 통해 실재손해 수준의 피해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30억9400만원은 지급이 완료됐다.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가두리 양식장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충남의 경우 태안지역 양식어류가 집단 폐사해 태안군이 약품 등을 지원하고 특별지원금 지급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천수만 일대 가두리 양식장은 27일 현재 66어가에서 조피볼락과 숭어 등 총 326만5000마리가 폐사해 59억35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한상기 태안군수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의 피해현장 방문 시 특별영어자금(수산정책자금) 45억원 긴급 지원과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한 피해복구비의 조기 지급을 건의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해수부 윤학배 차관과 국회의원 등이 천수만 일대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어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전남도의 경우 수산업 피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지난달 26일 현재 고흥, 완도, 여수, 장흥 등에서 약 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피해가 큰 완도 금일읍 등의 해상양식장은 2500만 마리(260어가)가 폐사하며 192억5000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여수시 경호동 해상양식장도 우럭 50만 마리 등 어류 69만 마리가 폐사해 3억 원 가량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고흥군 전복 종패양식장에서 종패 25만 마리(1어가), 장흥군 해상양식장은 넙치 5만2000마리(1어가)가 폐사했다. 여기에다 장흥에서 여수 해역에 적조가 처음 발생한데 이어 고흥 외나로도에서 여수 돌산해역은 적조주의보가 발령돼 수산물 피해가 더욱 확대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어업인들은 그동안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수산물 폐사 전례가 없어 피해보상이 가능한 특약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가 집중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확대 운영하고 각 지자체를 통해 9월 5일까지 농작물 폭염·가뭄 피해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정밀조사 결과에 따라 농약대 등 피해복구비 지원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축폐사의 경우 보험가입 피해농가에 대해 신속한 손해평가를 거쳐 보험금을 최대한 빨리 지급하는 등 피해복구를 신속히 지원할 방침”이라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와 농작물에 폭염피해가 발생한 경우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피해조사를 거쳐 어린가축 입식비·대파비·생계비 등의 피해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광운·최상기·윤광진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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