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농식품 이미 인기몰이…신선·전통식품도 충분히 해볼만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진행된 B2C 소비자 체험 행사에는 현지 독립기념일을 맞아 4만5000명의 현지인들이 방문, K-FOOD 열기로 현지의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동남아 시장이 우리 농식품 수출의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지난달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2016 말레이시아 케이푸드 행사장과 현지 마트 등을 둘러보며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현장에서 본 우리 농식품의 인기는 기대이상으로 높았으며 특히 김치와 딸기 같은 신선식품의 인지도는 상당했다. 고추장 같은 전통식품도 진출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국교가 이슬람교라 전반적으로 할랄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인구의 60%가 무슬림인 덕분에 현지 시장에 좀 더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 획득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B2B 행사에는 다양한 국내 업체들이 참여해 동남아 할랄시장 수출 발판을 견고히 했다.

■B2B 수출상담회

"건강제품 할랄인증 추천"
40개 업체 바이어 수출상담
2043만달러 상담실적 성과


2016 말레이시아 케이푸드페어는 말레이시아 풍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유명한 이스타나 호텔에서 시작됐다. 올해 진행되는 케이푸드페어 중 할랄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수출 상담회가 시작되기 전 할랄 세미나가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진행한 마소드(Mohd Fakarudin Bin Masod) 총 관리자는 우리 인삼 및 한약재가 들어간 건강제품의 할랄인증을 적극 추천했다. 마쏘드씨는 “한약재가 들어간 한국화장품의 인기가 관련 식품으로 퍼지고 있다”며 “특히 인삼제품은 기본적으로 하람이 들어가지 않아 할랄인증을 획득하기 쉬운 제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몇몇 제품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할랄음식에는 동물에 피가 들어가면 안되는데 한국제품은 녹용이 첨가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행사 둘째 날인 25일에는 본격적으로 수출 상담회가 진행됐다. 이번 수출 상담회에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45명(40업체)의 바이어들이 참가해 20개 국내 수출업체와 1:1 매칭 상담을 진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 전통식품인 김치(모아, 한성식품)와 소스류(움트리) 등이 현지 바이어들의 눈길을 효과적으로 사로잡았는 점, 앞으로 볶음김치나 용량을 줄인 소포장 제품을 출시한다면 진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떡볶이(KC 맛있는푸드), 건강음료(정식품[두유], 고려은단), 건조고구마(정심푸드), 녹차(티젠)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결과 약 2043만 달러의 수출상담실적 성과를 얻었으며, 김치와 스낵, 음료 등은 현장에서 현지 바이어와 102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방송국 관계자들도 수출 상담회 현장에서 다양한 우리 농식품을 취재했다. 말레이시아 국영방송국인 RTM의 와함(Rohayu Abduk Waham) 미디어 마케팅 총괄팀장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국 농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입바이어는 아니지만 한국 농식품의 인기를 다룬 프로그램들을 자주 기획해 누구보다 한국 농식품에 익숙하다”며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은 비교적 개방적인 편이라 할랄인증이 없더라도 포크프리(Pork free)제품은 수용하는 만큼, 포장에 이점을 내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B2C 소비자 체험행사

"김치, 우리 입맛에 딱"
4만5000여명 방문객 북적
아삭아삭한 사과도 호평


25일부터는 CNN에도 소개된 말레이시아의 대표 쇼핑센터 원우타마 쇼핑몰에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우리 농식품을 홍보하는 판촉전이 진행됐다.

행사장은 이틀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12개의 수입 및 수출업체 부스는 다양한 우리 농식품을 직접 맛보려는 젊은이들로 더더욱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치를 시식한 피트리아(Fitriyyah, 22)와 파이자(Faizah, 25)씨는 “다양한 음식 중 김치는 몸에도 좋고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것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입맛에 딱인 음식”이라고 칭찬했다.

우리 사과 역시 현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 중 하나. 국산 사과를 현장에서 구매한 아질리아(Azilia, 42)씨는 “시내 외곽에서는 한국 농식품을 쉽게 맛볼 수 없어 아이들과 오늘 행사장을 일부러 방문했다”며 “한국산 사과를 오늘 처음 맛봤는데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한 맛에 반해 15개나 구입했다”고 말했다.

28일까지 이어진 이번행사는  시음과 시식 외에도 K-Pop 아이돌 홍보영상방영, 한국의 전통놀이 체험행사와 문화 공연이 다채롭게 진행돼 무려 4만5000명에 달하는 쿠알라룸푸르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사람
"어떻게 팔 것인지 고민 필요"

잡채는 알지만 조리법은 몰라
식재료를 패키지로 소개해야

 

▲우리 퍼시픽 무역회사 알리 얍(Ally Yap) 마케팅 이사=말레이시아에 위치한 우리 퍼시픽 무역회사는 우리 식초음료와 스낵등을 현지 마트에 공급하는 회사다. aT 자카르타 지사의 추천을 통해 만난 우리 퍼시픽 무역회사의 알리 얍(Ally Yap) 마케팅 이사는 한국농식품의 말레이시아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얍 이사는 “잡채의 인기가 높아 관련 재료를 수입해 유통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잡채는 알지만 관련 재료와 조리법을 모르는 현지인들이 많아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 원인. 이에 우리 퍼시피 무역회사는 당면과 간장 등 잡채의 식재료를 패키지로 묶어 한식 이미지와 조리법을 표기해 판매를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적. 얍 이사는 “식재료 제품 겉면 포장에 한류 드라마에 자주 나오거나 현지인들이 잘 알고 있는 떡볶이·비빔밥·불고기 등 한식 이미지 및 관련 조리법을 표기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얍 이사는 “현지 유통업체와 연계한 시식행사 등의 홍보판촉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우리 식재료 활용방법을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출 확대 디자인 개선해야"

웰빙열풍에 한국건강식품 선호
전통-시대흐름 적절히 배합을


▲여금춘(余金春) 우등구주산품유한동사 상무이사=여금춘 상무이사는 더 많은 우리 건강식품을 보기위해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로 날아왔다. 현재 다양한 국가에 건강식품을 수입해 싱가포르에 유통 중이며, 우리 제품은 인삼제품과 머루즙을 취급한다. 여 상무이사는 “세계적인 웰빙열풍으로 건강식품을 찾는 현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인삼을 비롯한 건강제품은 싱가포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지 않은데다 한국 인삼의 인지도가 기본적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

하지만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디자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과일즙이나 한방제품의 경우, 한국적인 색채를 강하게 내세우다 보니 시대에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며 “한국 전통과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배합한다면 싱가포르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지 대형매장에 가보니
"한국 농식품 맛있고 안전, 자주 품절돼요"

우리 포도·복숭아·쌀 등 판매
일본·중국보다 매대규모 커
할랄인증 식재료 부족 '아쉬워'  

▲이온매장에서 만난 마오 린린(왼쪽)과 진이엔 자매는 한국 농식품을 즐겨먹는다.

말레이시아에서 얼마나 많은 국산 농식품들이 팔리고 있는지 직접 보기 위해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대형매장을 둘러봤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쇼핑몰인 '미드밸리 메가몰'에 위치한 이온(Aeon).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 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알려준 덕분에 다양한 우리 농식품이 판매되고 있을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로 다채로운 상품이 입점돼 있을 줄을 몰랐다.

신선코너에서는 우리 포도와 복숭아가 바로 눈에 들어왔으며 쌀 코너에서도 우리 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공식품은 해외식품코너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 태국이나 일본, 중국에 비해 매대규모가 컸고 종류도 다양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품절된 상품이 많았다는 것. 기자처럼 빈 매대를 보며 아쉬워하는 소비자들도 목격할 수 있었다. 마오 진 이엔(Mao Jin Yien, 18)과 린린 (Lin Lin, 16) 자매도 이 중 하나로, 자매는 “신라면울 사러 왔는데 또 품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 식품을 자주 즐기냐는 기자의 질문에 언니인 마오 진 이엔씨는 “한국 농식품은 맛도 있고 안전해 믿고 먹는 식품”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농식품은 딸기. 마오 린린씨는 “한국산 딸기는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되는 딸기 중 최고”라며 “1년 내내 먹을 수 없는데다 인기도 높아 매대에 있을 때마다 사재기한다”고 웃었다.

소비자체험행사가 진행된 원우타마의 이온매장에서는 우리 버섯을 카드에 담는 샤자나(Shazana, 32)씨를 만날 수 있었다.

샤자나씨는 “한국버섯은 쫄깃한 데다 품질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른 신선식품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그녀는 “한국산 딸기는 정말 맛있다”며 “복숭아와 포도도 달콤하지만 가격이 비싸 구매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먼저 내비쳤다. 레스토랑에서 맛본 한식을 집에서 직접 조리하고 싶은데 할랄인증을 받은 식재료가 거의 없어 한계가 많다는 것. 그는 “내가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김치와 고추장 정도”라며 “김치전 외에 다양한 한식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얘기는 쿠알라룸푸르의 교통허브인 KL센트럴역에 위치한 샘스 슈퍼마켓(Sam's Grocery)만난 아디야니(Adiyani, 27) 하스니아(Hasniah, 28)에게도 들을 수 있었다. 하스니아씨는 “한국 농식품의 평이 좋아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려 하는데 할랄인증이 없어 식품분석표를 꼼꼼히 따진 후에 구매해야 해 번거로울 때가 많다”고 밝혔다. 제품의 설명이 부족한 것도 단점 중 하나. 아디야니씨는 “떡볶이 등 한식이 인기가 높아 관련 식재료를 구입하고 싶는데 뭘 사야할지 몰라서 사지 못할 때가 많다”며 “고추장 같은 식재료에는 관련 한식 이미지나 조리법 등이 표기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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