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5락의 각오로 임해줬으면 한다.”

황주홍 국민의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한 당부였다. 농민으로부터 인정받는 농식품부 장관이 되길 바란다는 생각에서 황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4당5락’을 꺼낸 것이다.

남은 임기 내후년 2월까지
국회는 갈등증폭 아닌 해소 역할
농해수위는 농정이 주가 돼야


그는 “우리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4당5락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4시간만 자고 공부하면 대학에 합격할 수 있고, 5시간을 자면 낙방한다는 얘기였다”며 “이런 각오로 5시간을 자면 ‘실패한 장관’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장관의 남은 임기가 전체로 해도 내후년 2월까지이기 때문에 그렇게 길지 않다”면서 “재임기간 동안 국민으로부터, 특히 농민들로부터 김재수 장관이 ‘정말 열심히 일했다’, 또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농축산업 발전에 족적을 남겼다’는 이런 긍정적인 평가를 받도록 심혈을 기울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황 의원이 김재수 장관에게 ‘4당5락’을 언급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둘러싼 여·야 정쟁 때문이었다. 농해수위가 20대 국회에서 처음 여는 국감의 첫날, 김재수 장관이 아닌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을 향해 질의를 던졌다. 사실상 김재수 장관은 ‘투명인간’에 불과했다. 13일, 이 문제가 또다시 쟁점화되는 듯 했다. 국감장에 정쟁의 불씨가 살아나려는 찰나, 그 불을 끈 게 황주홍 의원이었다. 황 의원에 대해 농해수위의 야당간사로서 ‘중재역할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결정적인 이유다.

황 의원은 “국회는 갈등의 증폭이 아니라 갈등의 해소기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국회의 해결력을 높이는 게 바로 국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10월 3일 3당 원내대표들이 그전까지의 비정상을 정상화하자고 합의했다”며 “이 같은 합의 취지가 우리 상임위에 잘 녹아들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그간 여당의 불참으로 진행돼 온 국정감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자는 데 3당이 함께 하기로 한 만큼 농해수위에서도 농정이 주가 된 국정감사를 운영하자는 게 황 의원의 의견.

황 의원은 “물론 청와대나 박근혜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같이 죽기살기로 싸운다면, 국민에게 남는 게 뭐가 있겠냐”면서 “이럴 때 야당만이라도, 국민을 위해 또 농민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황 의원은 국감을 끝내고 난 후 “국정감사는 국회의 권한이자 국회의원의 책무로 정부기관의 정책을 감시하는 자리인 만큼 잘못을 지적하는 것과 함께 실질적인 개선대책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감을 통해 잘못된 정부정책을 개선시키고 더 나은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인즉, 황 의원 자신도 김재수 장관에게 건넨 ‘4당5락’을 실천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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