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팜 농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이상길)이 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술 R&D(연구개발) 과제에 올해 135억원을 비롯해 오는 2021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ICT기자재의 표준화와 국산화, 스마트팜 시설 표준화, 지능형 농업기계 시스템 등의 개발과 보급을 통해 농업의 첨단화·자동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다. R&D추진상황과 스마트팜 선도기술을 살펴봤다.


#스마트팜 R&D추진상황

스마트팜 모델정립·기술 확보
2021년까지 1000억원 이상 투자


정부가 첨단ICT를 융·복합한 스마트팜의 확산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농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해서다. 개방화와 고령화, 영세한 영농규모 등 우리농업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ICT기술을 활용해 농업의 첨단화,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ICT를 도입한 농가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력을 크게 줄인 사례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스마트팜을 적용한 전남 담양의 딸기농가는 생산성이 25%가 높아지고, 노동력은 30%가 절감됐고, 전북 장수의 양돈농가는 MSY(모돈 1마리당 연간출하두수)가 3두 늘었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기처방 또는 적기의 환경관리를 통해 노동력, 경영비, 에너지, 양분 등을 덜 투입하고 생산성과 상품성은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온실 내 레일을 따라 상시운행하면서 해충밀도를 파악해 선별적으로 살충제를 분사하는 로봇처럼 ICT를 적용한 지능형 농기계도 작업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원예나 축산분야의 시설현대화 등을 통해 ICT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왔다. 반면 ICT활용분야가 자동개폐, 온·습도 조절 등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표준화 등이 미흡해 ICT기술을 활용한 농업의 첨단화, 자동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ICT기반 한국형 스마트팜 R&D전략과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마련하고 한국형 스마트팜 핵심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R&D를 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135억원, 2017년 170억원 등 2021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스마트팜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CT기자재의 표준화·국산화, ICT시설의 표준화, 노지작물 ICT 개발 등 스마트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스마트팜 모델 및 기자재의 수출확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상길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은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ICT를 접목해 우리농업을 첨단화, 자동화할 필요가 있지만, 관련기자재의 국산화가 미흡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핵심기술도 많다”며 “농식품부와 농기평은 우리나라의 생산여건을 고려한 스마트팜 모델정립과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해 올해 135억원을 비롯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R&D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똑똑한 농장관리, 인건비 30% 절감

편의성 향상된 저비용 모델 개발
농장관리 데이터로 생산성 제고

▲ 김기환

㈜다이시스(대표 김기환)는 농식품R&D의 첨단생산기술개발사업을 통해 ‘ICT 일체형 단동비닐하우스 최적 구조 개발 및 실증’이란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참외, 수박, 딸기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저비용·고효율 단동비닐하우스용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단동하우스에 초점을 맞춘 것과 관련, 그는 “시설원예 면적 5만1800ha 중 단동비닐하우스가 89%나 된다”며 “따라서 환경조절이 용이하며, 시설비가 저렴한 단동비닐하우스에 맞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한다.

연구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로 ㈜다이시스는 표준화에 기반하고 편의성이 향상된 저비용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협동연구과제로 경북대학교에서 작물별 내재해형 단동비닐하우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 1년차인 올해는 기존 단동비닐하우스에 설치된 스마트팜 제품의 성능을 분석하고, 저비용 단동비닐하우스용 스마트팜 시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현재 단동비닐하우스 스마트팜의 경우 크게 필요하지 않는 기능을 탑재해 가격이 고가이고, 가격대비 농가 만족도가 낮은 실정”이라며 “시설규모, 형태 및 재배작물에 따른 필수기본사양 등을 정립해 최소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10월말 출시되는 시제품은 똑똑한 농장관리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노동력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현재 보급된 ICT제품의 경우 간편 제어 위주의 시스템이 많다”며 “개발 중인 제품은 기본적으로 인건비의 30%를 절감하는 편의성과 함께 자기학습기능을 적용해 농장관리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기환 대표는 “현재 스마트팜 농가들이 사후관리(A/S)에 대한 불만도 높다”며 “원격으로 유지보수가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해 A/S의 편의성을 높이고, 농가가 손쉽게 설치하고 간단한 것은 직접 보수할 수 있도록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효율, 친환경 고소작업차

1번 충전으로 3일 사용 거뜬
작업기 연결해 능률향상 연구

▲ 장영윤

성부산업(대표 장영윤)은 농식품 R&D지원을 통해 전동형 고소작업차를 개발해 2012년 10월, 농림식품신기술인증을 받을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 이후 농식품 R&D인 첨단생산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과수원 다목적 영농작업을 위한 스마트 고소작업기계 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과수원의 경우 전정, 수분, 적화, 적과, 수확 등 고소작업이 20~30%나 되고, 노동집약적 형태의 작업이 많다. 반면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작업에 어려움이 있어 고소작업대가 보급되고 있다. 그런데 초창기에 개발된 농업용 고소작업차의 경우 대부분 엔진구동방식이라서 소음 및 진동으로 작업에 어려움이 있고, 고소작업 중 엔진작동에 따른 연료소모도 컸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성부산업에서 최초로 전동형 고소작업차를 개발해 신기술인증을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장영윤 대표는 “1번 충전으로 3일은 사용하고, 스위치를 끄면 에너지 소모 없이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고소작업차”라며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는 과수원 관리작업, 운반 및 상하차, 보조유압을 통한 기타 작업기 연결 등 작업능률과 기계이용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성부산업은 현재 500㎏이상 적재 및 4m 내외의 승강 등 과수원의 다양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고소작업기계를 개발하고 있는데 벌써 시제품이 나왔다. 장영윤 대표는 “스마트개념을 접목해 개발된 시제품이 SB-7500인데 벌써 350여대가 판매됐다”며 “SB-7500은 레버2개로 모든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농가도 쉽게 조작할 수 있고, 저중심 설계로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편리한 기기조작과 농작업의 안전성 확보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남은 연구기간에 현장에서 나타난 문제점이나 농가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보완해 과수재배의 생력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과 기계이용효율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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