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유입된 검정 딱정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육계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계사 수리비용도 증가하는 등 육계 사육농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검정 딱정벌레의 효과적인 방제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밤에 다니면서 스트레스 주고 병아리 상처입혀 성장 지연
닭이 먹으면 소화기 계통에 문제, 품질검사서 비품 처리
육계 생산성 저하 불구 뾰족한 방제방안 없어 농가 울상


육계 사육농가들에 따르면 검정 딱정벌레는 2000년 초반에 해외에서 수입하는 목재를 통해 국내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에는 개체 수나 피해가 미미했지만, 현재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검정 딱정벌레가 닭의 생산성을 저하해 농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검정 딱정벌레가 병아리에 상처를 입혀 성장 속도를 지연시키며 사료도 축내고 있다. 또 닭이 다량의 검정 딱정벌레를 잡아먹으면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발생하고, 도계장에서 품질 검사 시 모래주머니에서 딱정벌레가 발견되면 비품으로 처리돼 농가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 파주에서 육계를 사육하는 김창식 씨는 “검정 딱정벌레로 인한 비품 발생이 사육 1회전 당 2~3% 정도 발생해 농가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또 딱정벌레는 밤에 날아다니기 때문에 닭들이 수면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도 저하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검정 딱정벌레가 계사 내부에 서식하며 내장재를 갉아먹어 난방비가 증가하며 수리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계사는 스티로폼을 내장재로 한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하는데, 검정 딱정벌레가 내장재를 갉아먹고 난 후 그 자리에 서식하기 때문이다.

조현성 하림 이사는 “단열재가 부드러울수록 검정 딱정벌레에 의한 손상이 더 심하다”면서 “계사 손상이 일어나면 열 손실과 응결수 발생으로 난방비가 더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검정 딱정벌레에 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고, 효과적으로 박멸할 수 있는 약품도 부족한 실정이다. 보통 일반사육 농가들은 입추 준비 기간에 살충제를 살포해 방제하지만, 계사 깊숙이 자리 잡은 검정 딱정벌레를 박멸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친환경 사육농가의 경우 일반 살충제를 살포하지 못하고, 친환경 약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약품의 수가 많지 않고 방제 효과도 떨어진다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창식 씨는 “계사에 30만원을 들여 약품을 뿌려도 검정 딱정벌레들이 깊숙한 곳에 숨어 있어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현재 검정 딱정벌레를 조금이나마 줄일 방법은 출하 후 깔짚을 매번 교체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깔짚의 재료인 왕겨 가격이 3300m2 기준 지난해보다 40만원이 상승해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검정 딱정벌레 방제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방제 약품 개발에 나서 농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