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1월 23~26일까지 개최된 케이푸드(K-Food) 페어에는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유병렬 aT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장 등이 방문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수출상담회, 소비자체험행사뿐만 아니라 수출 및 수입업체 간담회, 안테나숍 방문, 현지 언론 인터뷰 등 참석 기간 내내 우리 농식품 홍보와 수출 확대를 위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청취에 주력했다. 수출 및 수입업체 간담회는 24일 윌도르프 아스토리아호텔 회의실에서 오전, 오후로 나눠 각각 진행됐다.
 

▲ 두바이 케이푸드 페어에 참석한 업체들과 우리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똑같은 검증서류 기관마다 요구 '비효율적' 개선을
수출규모 늘어 생산시설 확대 필요…지원대책 절실 


▲수출업체 간담회
수출업체 간담회는 박병홍 국장, 유병렬 센터장, 서명구 UAE 아부다비 지사장과 함께 김상욱 구안산업(주) 대표, 허승민 경기인삼공사 무역사업부 본부장, 한평식 ㈜SIK 대표, 변춘광 ㈜NC대표, 전춘수 ㈜우성월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수출업체들은 한국 농식품 수출과정에서 국내외 검역 과정, 수출촉진정책 강화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전춘수 대표는 “음료와 수산물을 가공해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하는데 식약청과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똑같은 서류를 요구해 상당히 번거롭다”라며 “국내에서 농수산물 인증을 받은 제품인데도 별도 검증을 요구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평식 대표는 “이란 등 중동지역과 무역을 한지 12년 이상 됐는데 aT의 지원 사업이 많이 생겨 도움을 받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란만 해도 제품을 등록해야 거래가 가능해 스탬프 비용이 만만찮은 만큼 중동지역에 대해서는 신시장으로 분류해서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변춘광 NC 대표는 “현재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수출 규모가 늘어나면 생산시설까지 확대해야 한다”라며 “그러면 시설신축이나 임대를 해야 하는데 수출촉진을 위한 시설 관련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피력했다. 

한평식 대표 “중동 국가별로 접근성이 좋아 다양한 정책을 개발한다면 중국시장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라며 “하지만 아직 수익내기 어려운 구조여서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로 대출을 받는데 aT를 통한 지원은 안 돼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명구 지사장은 “이란 인구만 8000만 명이고, 주변 국가까지 감안하면 4억 명의 거대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라며 “알로에 음료 가격이 상당히 높은데 이란에 수출되는 것은 한마디로 기적 같은 일인데 수출업체가 원한다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지까지 시장조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유병렬 센터장은 “aT의 사업 특성상 수익을 남길 수 없는 구조여서 무담보 지원을 하게 되면 적자 경영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애로사항에 대해 감안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병홍 정책관은 “우리 정부는 한국식품인지도 제고, 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국산원료 사용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라며 “일본, 중국이 정책변화로 인해 시장 다변화를 요구한다. 그래서 중동 지역에 관심 많다. 여기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북부지역까지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병홍 정책관, 유병렬 센터장, 서명국 지사장 등이 두바이몰 안테나숍을 방문해 한국 농식품 등 수입 농산물 판매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쌀, 미국산보다 경쟁력 우위·고구마도 잘 팔려 주목
한국 농식품 수입 최대 걸림돌 관세·마케팅 강화를

▲수입업체 간담회

국내 농식품을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안테나숍 운영자, 한국 농식품 수입을 희망하는 바이어 등이 참석해 한국 농식품 수입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간담회에 수입업체는 황혜리 우리집 대표, 장영민 패미리마트 대표, 오인환 OKCS 회장, 카베 지엔퀘즘 이사, 황대연 조나단무역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병홍 식품산업정책관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농식품 수출의 절반 정도를 미국, 중국, 일본에 의존해 있어 수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할랄식품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입업체 입장에서 수요에 대한 정보 등 정책을 펼치는데 필요한 의견 주시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두바이몰에서 안테나숍을 운영하는 장영민 패미리마트 대표는 “UAE에 67개 대형유통매장을 가진 스피니스에 aT의 도움으로 숍을 개장했는데 조미김, 라면, 스낵, 장류 순으로 잘나가데 현재 취급 품목은 30가지다”라며 “시식행사 등을 통해 가맹점 늘리려고 하는데 바코드를 받는데 1개당 300만원이 소요돼 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한시적이라도 지원해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인환 OKCS 회장은 “사우디, 바레인, 아부다비에 있는 건설회사 직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데 외국계 고위직 직원들이 이집트나 중국산 쌀보다 한국 쌀을 좋아했다”며 “이에 자체 브랜드 만들어 내년 1월에 20톤을 샘플 수입할 예정이며, 미국 쌀보다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 더불어 수입산 고구마가 품질 낮은데도 잘 팔리고 있어 고구마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국산 농식품을 판매하는 황대연 조나단무역 대표는 “고추장, 된장, 김치, 소주, 라면을 베이스 제품으로 운영하는데 소비자의 70%, 20%가 각각 터키 및 외국인이다”라며 “최근에는 라면 소비가 늘어나는데 2년 전 불거진 유전자변형농수산물(GMO) 문제로 한국 업체가 수출을 중단했다. 지금은 이 문제가 해소된 만큼 수출에 나서주기 바란다”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이란 수입바이어인 가베 이사는 “이란의 대형유통업체 7곳과 거래하는데 한국 농식품 수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110%에 달하는 수입관세다”라며 “높은 관세는 상당한 리스크를 발생시키는데 생소한 한국 농식품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상응하는 마케팅 비용이 뒷받침 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