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는 세계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효자품목이다. 순수 우리 품종의 매향과 설향이 해외에 처음 공급됐을 때 낮은 인지도 탓에 수출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해외 판로를 지속적으로 개척한 덕분에 지금은 주력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3월 첫 발족한 딸기수출협의회 초대회장에 추대된 이후, 3선째 연임 중인 오성진 딸기수출협의회장을 만나 딸기 수출확대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정부 지원방안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가격덤핑 막고 공동마케팅
해외인지도 올리기 총력

동남아서 고급과일로 인식
비싸도 내놓자마자 품절
신규시장 개척 정부 지원 필요


▲이달부터 매향·설향 등 올해산 겨울딸기 수출이 본격 개시됐다.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에는 비가 자주 와서 일조량이 다소 부족했다. 때문에 예년에 비해 수출시기가 조금 늦은 편이다. 하지만 다른 품목보다 내수 및 수출단가가 좋아 딸기로 작목을 전환하는 농가들이 늘면서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물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홍콩·싱가포르 등 주력시장 외에도 태국·베트남을 비롯한 신규시장에서의 우리 딸기 소비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보다 수출 상황은 더 나을 것으로 예상한다.”


▲딸기 수출저변이 꾸준히 확대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사실 우리 딸기는 미국산 등 다른 수입산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최적화된 품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을 수출업계와 산지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높은 당도와 고품질, 철저한 안전성 관리로 보완했다. 또한 수출협의회가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덤핑을 막고, 해외 공동마케팅을 진행해 딸기 수출경쟁력 및 해외인지도 향상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항공운송 지원과 해외 판촉, 수입바이어 초청 딸기산지 팸투어 등 정부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 효과도 컸다. 덕분에 딸기 수출은 2011년 1926만달러(2046톤)에서 2013년 2856만달러(2815톤), 지난해 3296만달러(3313톤)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베트남 등 신규시장에서의 우리 딸기 인기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대과 선호도가 높은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주로 설향딸기가 공급되는데, 달콤한 맛과 예쁜 모양, 높은 품질 때문에 고급과일로 대접받고 있다. 태국의 경우 40%의 고관세가 적용돼 현지에서 비싸게 판매되지만 공급되자마자 물량이 금세 동이 날 정도다. 외식메뉴 식재료나 밸런타인데이에 연인을 위한 선물로도 인기다. 지난 2월부터 수출이 개시된 베트남은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트남 관광객과 한류를 좋아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활발해 지속적인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딸기의 낮은 가격경쟁력은 여전히 약점이다. 신규시장에서 수출저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좀 더 폭넓어지길 바라고 있다.”


▲신규시장에서의 정책적 배려는 어떤 것을 얘기하나.
“그간 수출업체의 유망시장 개척을 돕고자 정부가 ‘전략시장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했으나 올해 폐지했다. 전략시장 인센티브는 기본 수출물류비에 3%를 추가 적용한 것으로, 업체 입장에서는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부담감을 줄이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판촉 할 수 있는 좋은 당근이었다. 딸기의 경우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지역에 적용돼 큰 도움을 받았다. 정부가 목표한 2020년 딸기 수출 1억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신시장에서의 수출 활성화가 필수인데, 이 점을 고려해 수출업체가 신규시장 판로 개척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 시급하다.”


▲농식품 수출마케팅 및 물류비 지원이 2023년 이후부터 폐지된다. 딸기 수출업계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어떻게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 지원정책이 마케팅·물류비 폐지에 초점을 맞춰 변화할 것이다. 때문에 업계도 대응방안을 모색 중인데, 딸기는 수출업계와 산지가 함께 인삼처럼 의무자조금을 조성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 수출 규모가 큰 업체들은 이 점에 공감하고 있으며, 수출연합조직을 중심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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