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 농가의 판로 확보를 위한 소비촉진 행사가 개최되지만 배 산업 체질개선이 동반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지난 10월 열린 배 소비촉진 캠페인.

정부가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예년에 비해 낮아 어려움을 겪는 배 농가를 위해 판촉행사 등 소비촉진에 나선다. 그러나 배 산업의 체질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현재의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품질 제품 생산 최우선 
재배 품종 다양화 등
중장기 대책 마련 목소리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생산자 및 소비자단체와 함께 알뜰배 기획전 등 국산 배 판촉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판촉행사는 배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예년보다 낮아 농가들이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개최된다. 실제 올해 배 생산량은 25만6000톤으로 평년에 비해 7.8%나 감소했지만 11월 하순 배 도매가격은 15kg 기준 2만7000원으로 지난해 3만3000원은 물론 평년 3만5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공영홈쇼핑, 홈앤쇼핑을 통해 5kg들이 2상자 기준 약 1만세트를 기획 판매한다. 아울러 농협 유통계열사에서 배를 구입하는 고객이 NH카드로 결재할 경우 5kg 12만상자에 대해 상자당 1000원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와 함께 4개들이 소포장 알뜰배 6만개를 수도권 및 대도시 농협 대형유통센터를 통해 1+1 판매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촉행사가 올해 유독 더운 여름으로 인해 중소과 배가 많이 생산됐지만 추석 이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저장에 들어가지 않은 중소과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내년 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촉진 행사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내년이나 그 다음해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때 단순 소비촉진 행사로는 되풀이 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현재 단일 품종에 치중돼 있는 배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가 하면 배 소비를 늘리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과일인 사과는 물론 수입 과일과의 경쟁력에서도 점차 밀리고 있고, 주 소비시기도 추석과 설에 몰려 있다 보니 배가 과일로서의 위치를 점차 잃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대책 마련에 정부는 물론 생산농가, 관련 업계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는 “판촉행사를 한다고 현재 배가 갖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 좋은 과일에 입맛이 길들여지고 있어, 산지에서도 고품질의 맛있는 배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라며 “시식행사 역시 적체된 물량을 소진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배가 정말 맛있는 과일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연순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상무는 “생산자단체에서도 지속적인 소비촉진과 더불어 배의 기능성을 잘 알릴 수 있는 홍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단일 품종에 집중돼 있는 재배방식도 품종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해 농가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농협과 연구기관에서 지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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