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 여파가 밭작물로 번지고 있다. 변동직불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밭작물 투자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당장 인삼이나 고추, 과수 등 원예분야 예산 감소 폭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충북 인삼 생산시설 현대화
수요 많은데 전년비 예산 ↓

고추 비가림 시설은 반토막
생산기반 개선 먼길 '농가 불만'


인삼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농식품부는 작년 관련 예산으로 100억원을 투자했으나 올해는 72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충북의 경우 작년 8억원에서 올해는 7억원으로 줄었다. 이 사업은 내재해형 철재 시설이나 무인방제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으로 농가 호응도가 높은 사업이다. 때문에 해마다 배정 예산액보다 농가 수요가 초과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 인삼경작 모씨는 “인삼은 농약방제 횟수가 많고 작업이 어려워 무인방제 시설을 설치하려는 농가가 많다”며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예산도 깎는다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인삼 생산시설 현대화사업은 수요가 꾸준히 있고 예산보다는 신청량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 사업 뿐 아니고 원예산업 전반에 대한 예산이 쌀 변동직불금 증가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고추 재배면적이 많은 충북의 경우 비가림 재배시설 예산이 축소되면서 농가 불만도 커지고 있다. 충북은 이 사업 예산이 작년 24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가뜩이나 자부담 50%로 부담이 커 국비 상향지원을 요구하던 농민들의 바람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과수분야 예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과실 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사업은 충북이 작년 20억원 규모에서 올해 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4개 지구, 117ha를 추진하던 사업이 올해 1개 지구, 30ha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괴산군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 모 씨는 “올해는 충주시에서만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농민들은 정책수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며 “과수가 어려운데 지원을 줄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설원예 현대화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충북도 예산은 작년 74억원에서 올해 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딸기, 애호박, 쌈채소 등 하우스 농가의 생산기반 개선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쌀 변동직불금은 1조4900억원이다. 당초 농식품부가 잡은 예산 9777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증액된 변동직불금 만큼 타 분야 예산이 감소하면서 밭작물 투자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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