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한판 9000원 안팎 비싸, 신선도도 떨어져

수입 봇물 터질라 걱정도

설 대목기간 동안 미국산 신선계란 400여톤이 소매시장에 공급될 전망이다. 미국산 계란이 들어왔지만 설 대목을 앞둔 때문인지 국내산 계란 가격의 강세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설 이후 계절적 수요 감소와 함께 해상운송을 통해 미국산 신선계란이 대량으로 수입되면 계란 유통시장은 또다시 혼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미국산 수입계란 200톤이 검역과 정밀검사를 거쳐 21일 전후로 대형마트 등 소매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추가로 200여톤이 더 수입돼 설 이전까지 400여톤의 미국산 계란이 공급될 전망이다. 수입계란 소매가격은 롯데마트가 30개 한판에 8999원에 판매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9000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란 수입을 통한 가격 안정 효과는 기대 이하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산 가격이 30개당 9000원 선으로 비싼데다 신선도 또한 국내산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긴급하게 계란수입을 진행하며 시장에 신호를 주고 있지만 계란 가격은 꺾이지 않고 있다. 

모 계란 수입유통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비행기로 들어온 미국산 계란이 8800원에서 9000원 사이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상운송을 통해 수입을 검토하는 수입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설 명절 이후 국내 계란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산의 경우 산란 날짜로부터 25일 정도 지나서 시장에 공급되기 때문에 시장성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들어온 미국산 계란이 예상외로 인기가 높을 경우 설 명절 이후에도 신선계란 수입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류비가 매우 저렴한 해상운송을 통해 수입할 경우 가격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선계란 3만5000톤에 대해 오는 6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으며, 이번 조치로 정부가 미국산 계란의 국내시장을 개척해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란 가격의 안정에는 수입보다는 이동제한으로 산지에 묶여 있는 물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13일 양산 등 산지에 묶여있던 계란이 시중에 풀리면서 특란 30개 기준 13일에 전국 평균 가격이 9491원으로 전날 9543원보다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후속 물량이 이어지지 않아 16일에는 9518원으로 다시 반등했다. 

계란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3일 양산과 포천에서 이동제한이 풀리면서 계란가격이 진정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설 명절 기간 동안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설이 지나면 1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병성·안형준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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