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계열업체 올품 "경북 계약사육농가 공급할 병아리 부족, 일부 수입"
종계·부화농가 "무작정 수입말고 타 계열업체 등 논의해 돌파구 찾아야" 


육계계열업체 올품이 육용 실용계 종란을 수입해 종계 사육 농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올품은 지난 9일 미국에서 육용 실용계 종란 28만8000개를 수입해 10일 경북에 위치한 부화장에 입란을 완료했다. 해당 물량은 3주간의 부화기간을 거쳐 3월 초에 농가에 공급될 예정이다. 올품이 육용 실용계 종란을 수입한 이유는 올품의 충북과 경기 지역에 위치한 육용 종계 농장이 방역대에 포함돼 종계 17만5000수를 예방적 살처분해 전체 종계 중 35%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품의 거점 사육 지역인 경북도에서 타 도로부터 종축 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도 내 계약 사육 농가에 공급할 병아리가 부족해진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올품 관계자는 “육용 실용계 종란 수입이 국내에서 병아리를 구하지 못해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며 내린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며 “수입한 양도 극히 일부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품의 이 같은 육용 실용계 종란 수입에 대해 국내 종계·부화 농가들은 아쉬움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무작정 수입을 강행하기보다 국내 종계·부화 농가 및 타 계열업체와 논의를 통해 병아리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냐는 것과, 이번 수입을 계기로 추후에도 수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사례가 문제 됐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2009년 육계계열업체 하림이 동절기 종계 생산성 하락으로 인해 육용 실용계 종란 600만개를 수입할 것이라는 계획이 밝혀지자 국내 종계·부화 농가들이 크게 반발했고, 이에 하림 측은 200만개만 수입하고 이후 추가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연진희 양계협회 종계·부화 위원장은 “지난해 병아리 공급 과잉으로 6개월간 병아리 가격이 100~200원대를 유지했는데 계열업체들이 이번 수입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수입을 이어나갈 경우 국내 병아리 가격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급량이 부족하면 무작정 수입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변부홍 올품 대표이사는 “국내산 병아리 가격이 마리당 800원가량인데 물량을 구할 수 없어 종란을 어쩔 수 없이 개당 1200원가량에 수입했다”면서 “또 수입량의 경우 보통 육계 사육 농가가 10만수가량 사육하는데 28만개면 세 농가에 공급할 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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