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수출시장 다변화…미국 공략 '해결과제'는

▲대미 수출 검역 요건 때문에 사과 수출에 참여하는 생산자조직이 충북원예농협에 한정돼 있다.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운영하는 가락시장 수출센터에 입주한 업체가 미국으로 사과를 수출했다. 해당 업체는 ㈜에이엠그룹코리아이며, 미국 LA지역에 약 70톤의 사과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업체는 미국에 사과를 지속적으로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수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사과 수출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으로 수출량을 늘리기 위해 어떤 부분이 해결돼야 하는지 살펴본다.

에이엠그룹코리아, LA에 70톤 수출
후지품종 선호·껍질째 먹어 호평

40일간 저온처리·MB훈증 등
검역요건 까다로워 비용 부담
충북원예농협이 유일하게 충족
수출 물량 확보도 어려워  


#수출 현황=2016년 국내 사과 수출 실적은 3947톤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875만 달러 정도다. 수출 지역은 대만,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해서 29개 국가에 육박할 정도로 다양하다. 수출국 중에 가장 큰 시장은 대만이다. 2016년 대만시장에만 2389톤, 526만 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체 수출실적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생산자단체와 수출업체는 싱가포르, 홍콩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면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시장도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시장이다. 충북원예농협은 2011년부터 미국시장에 사과를 수출해 왔다. 올해 ㈜에이엠그룹코리아에 사과를 공급한 곳도 충북원예농협이다. 수출 참여 농가들이 글로벌GAP 인증을 획득했으며, 거점유통센터에 사과 검역요건에 필요한 훈증시설을 갖춘 덕분이다. 김효선 ㈜에이엠그룹코리아 대표는 “충북원예농협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사과 수출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라며 “더구나 전해수로 살균세척 해서 비닐에 개별 포장하기 때문에 껍질째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로컬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산 사과는 연간 450톤 이상 수출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편의점 업체가 한국산 사과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450톤 이상 대량으로 구매 가능할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라면서 “미국에서도 후지 품종을 많이 재배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미국 내 시장에 맞춰 가격협상이 진행될 수 있기에 저가 수출에 대한 우려도 적다”라고 주장했다. 

#수출 확대 걸림돌=㈜에이엠그룹코리아는 미국으로 국내산 사과를 대량 수출 가능성을 자신하고 있으나 국내 여건은 만만찮다. 대미 사과수출 생산자조직으로 지정된 곳이 충북원예농협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우리 식물검역원과 미국 동식물검역원이 체결한 수출검역 요건이 까다로워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사과 수출검역 요건을 보면 △1.1℃ 이하의 온도에서 40일간 저온처리 △저온처리 후 MB훈증처리 △양국 검역관 합동 수출검사 등이다.

충북원예농협 김운행 상무는 “40일간 저온처리 한 다음 MB훈증까지 하면 비용부담이 엄청나고 저장시설 운영 효율성도 너무 떨어진다”라면서 “미국 사과수출 검역 요건을 조금만 완화시켜 준다면 수출물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사과 검역요건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사안이며, 너무 까다롭다는 현장 애로를 전달 받았다”라며 “이에 미국 검역 기관과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 중이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으로 대응할 예정이지만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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