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대체작목 전환이 신중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폐업농가 작목전환 의향조사’를 의뢰한 결과로  많은 농가들이 과실류 전환을 선호해 향후 이들 품목의 과잉생산에 따른 추가적인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이다.

복숭아·아로니아·자두·사과 4개 품목 선호도 높아
의향대로 실행되면 5년 후 생산량 42%까지 증가
과잉생산 등 수급 여건 고려해 품목 선택 신중히


조사 결과 폐업지원 대상 농가 가운데 농업을 지속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농가에서 과수재배를 계획하는 경우가 31.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노지와 시설채소가 24.7%, 특용작물 21%, 수도작(벼) 전환이 7.7%로 나타났다. 특히 과수재배를 계획하는 농가의 경우 폐업지원 대상 품목인 포도와 블루베리의 대체작목으로 복숭아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복숭아 전환이 28.4%로 가장 많고, 아로니아 14.9%, 자두 12.6%, 사과 6.9% 등의 순이다.

이들 품목을 대체작목으로 선택한 이유는 재배방법이 용이하기 때문이란 응답이 52.6%로 가장 높다. 다음은 판로확보 15.4%, 수익성 14.%이다. 폐업지원 대상 농가의 대부분이 과수 농가여서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비슷한 과수 종목 전환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같은 대체품목 전환이 향후 해당 품목의 과잉생산으로 이어지는데 있다. 실제로 농업관측관부를 통해 전환의향이 높은 품목의 수급전망을 분석한 결과 복숭아와 아로니아, 자두, 사과의 경우 최근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생산량도 평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 4가지 품목이 농가 의향대로 대체작목이 실행되면 향후 5년 후 생산량이 18~42% 증가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복숭아의 경우 폐업 후 과수재배를 계획하는 농가의 31.9% 중 28.4%인 161ha가 대체작목으로 전환되면 2021년 생산량은 평년 대비 42.3%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아로니아도 14.9%인 84ha가 재배되면 올해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138.1%나 증가한다. 자두는 12.6%인 71ha가 전환될 경우 19.5% 늘어난다. 사과도 6.9%인 39ha가 전환되면 생산량이 17.8% 증가 예상됐다.

이에 따라 포도 및 블루베리 폐업 농가들이 다른 과수로 작목을 전환할 때 현재의 수급여건을 고려해 복숭아, 아로니아, 자두, 사과 등의 품목 선택은 신중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4월 과수묘목 식재가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해 조사결과 홍보하면서 합리적 재배작목 선택을 유도할 방침”이라며 “생산자단체와 지자체 등과 생산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 농가는 노지재배 1438농가와 시설재배 187농가, 블루베리 501농가 등 총 2126농가이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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