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종묘(주)가 지난 18일 무안군농업기술센터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윈스톰’ 양배추 품평회를 가졌다.

“이렇게 달고 맛있는 양배추는 처음 봤다.” 아시아종묘(주)가 GSP(골든시드프로제트)의 일환으로 육종한 ‘윈스톰’ 양배추를 생식해본 사람들의 첫 반응이다. 양배추는 일본산 품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윈스톰’이 개발되면서 수입대체는 물론 중국 등지로 수출 길도 뚫고 있다. 또한 내병성과 내한성이 뛰어나 월동 양배추로 주산지 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윈스톰’ 양배추 품평회가 열린 지난 18일 전남 무안군 재배현장에서 농가를 만났다.


#뛰어난 맛, 상인들도 인정

논, 밭으로 만들며 토양관리 각별
‘맛좋다’ 소문에 시장서 먼저 찾아


전남 무안군 해제면의 이현채 씨는 이번 작기에 약4만6200㎡(1만4000평) 면적에 양배추를 재배했다. 품평회가 열린 5940㎡(1800평) 규모의 포장은 당초 논과 밭이 붙어 있었는데, 2016년 경지정리를 통해 밭으로 용도를 전환했다. “벼농사만으로는 전망이 없다는 판단에 작년 장마 이후에 불도저로 논을 밀어버리고 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이현채 씨의 설명.

이씨는 2016년 8월 10일 ‘윈스톰’ 양배추를 파종하고, 9월 2일부터 1만4000평 밭에 양배추를 정식했는데, 품평회가 열린 포장은 9월 15일 정식했다. 밭으로 만들면서 관수시설을 미처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추석당일에 정식했다는 것이다. 또한 논을 밭으로 만들면서 토양관리에도 힘을 쏟았다. 이현채 씨는 “1차로 퇴비를 뿌려주고, 100평 기준 다섯 포의 유기질비료를 시비한 후 15일이 지나서 밭갈이를 했는데 흙이 부드러워지고 수분조절도 잘됐다”며 “스프링클러 시설이 없어서 관수가 걱정이었는데 비가 적당히 내려줘서 생각보다 농사가 잘됐다”고 전한다. 우수한 품질의 양배추를 재배했지만 판로는 걱정이 된다. 이현채 씨는 “산지수집상이 하도 졸라서 1만4000평 중에서 2000평은 판매를 했다”면서 “나머지는 직접 서울가락동도매시장으로 출하할 예정인데, 가격이 떨어져서 걱정”이라고 전한다. 산지에서 판단하는 양배추 시세는 200평 기준 200만원 내외.

이현채 씨는 산지수집상들이 350만원 준다는 것을 마다했는데 현재 시세는 140만~150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현채 씨는 “시세가 아쉽기는 하지만 양배추농사를 한해두해 지을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도매시장으로 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시장에서 가끔 전화가 오는데 낙찰을 받은 중도매인들이 ‘무안 이현채 물건 올라왔느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고 있는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그는 “깔끔하게 작업해서 출하하고, 품질만 뒷받침된다면 시장에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국산도 좋은데 수입종자 왜 쓰나

밑둥썩음병 강해 수확률 90~95% 
추대 발생 적고 과중 6~7kg 달해

▲수확을 앞둔 양배추의 품질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이현채 씨.

이현채 씨는 3년째 ‘윈스톰’ 양배추를 재배하고 있는데, “더 좋은 품종이 없는 한 이 품종을 심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만큼 품종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윈스톰’은 내한성이 뛰어난 월동배추로 주로 재배가 되는데 잎자루가 길어서 밑둥썩음병에도 강하다는 게 이민창 아시아종묘(주) 전남지점장의 설명이다. 그는 “월동배추는 밑둥썩음병 등으로 정식 대비 수확률이 80~90%수준인데, ‘윈스톰’은 90~95%로 높다”고 전한다. 당장 눈에 띠는 것은 추대가 적다는 것. “월동배추는 4월이면 추대가 발생하는데, ‘윈스톰’은 추대발생이 훨씬 적다. 구의 정중앙을 잘라서 단면을 살펴보면 잎이 양배추 잎이 심을 매우 단단하고 촘촘하게 덮고 있다. 이를 본 농가들은 ”양배추심이 쉽게 뚫고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추대발생이 적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 과중도 우수하다. 무작위로 뽑은 ‘윈스톰’ 양배추의 중량은 5.6㎏. 출하예정인 4월말에는 6~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평회 현장을 찾은 황병호 아시아종묘(주) 생명공학연구소 박사는 “외국산 월동양배추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국책연구과제로 개발된 품종이 ‘윈스톰’ 양배추”라며 “내병성과 내한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입종자대체는 물론 중국으로 수출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회택 순천대학교 교수는 “직접 맛을 보니까 과즙이 풍부하고 단맛이 매우 우수해 ‘윈스톰’이 일본품종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GSP사업을 통한 국산품종개발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수한 국산품종의 보급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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