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옥산농협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입 관주용 비료와 판매가격표

관주용 비료시장이 수입산 일색이다. 국산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로 인해 농민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일본·스웨덴 등 수입산이 시장 독점… 가격 높게 형성
포당 7∼8만원, 13만원 넘는 것도… 국산제품 개발 절실


수입산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 보통이 포당 7∼8만원선이다. 최하가 6만원선, 비싼 것은 13만원을 넘는 제품도 여럿 있다. 

실제 청주시 한 농협에서 판매하고 있는 관주용 비료는 100% 수입산이다. 가격은 8만3000원에서 9만원선. 국산 화학비료가 만원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비싼 가격은 수입산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국산이 시장을 양분하면 인하요인이 있지만 이게 원천적으로 차단된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화학비료 업체들은 관주용 비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시장이 작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 독자 개발보다는 외국산을 수입해 판매하는데 앞장섰다. 

조비는 일본산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고 KG케미칼도 유럽산 관주비료를 판매하고 있다. 수입산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팜한농은 2010년께 관주용 비료를 선보이면서 점차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나 큰 흐름을 꺾지는 못하고 있다.

수입산 비료시장은 중소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고 유통마진이 크다보니 우후죽순격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종자회사까지 관주용 비료 수입에 나선 것을 보면 수익이 적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수입제품은 국적도 다양하다. 이스라엘,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스웨덴 등 대표적이다. 

수입비료의 유통마진은 상당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포당 적게는 2만원대에서 보통 3∼4만원대라는 것이다. 마진이 좋다보니 대리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정찰가격이 따로 없고 대리점마다 판매가격이 제각각이다.

농민들은 부담을 감수하며 수입산을 쓰고 있다. 충북 진천군 오이영농조합 이철형 대표는 하우스 아홉 동 비료값으로 연간 200만원 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그는 “비싸지만 어쩔 수 없다. 수입산이 물에 잘 녹아 좋다고들 한다. 국산이 좋으면 왜 안 쓰겠나”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립농업과학원 한 관계자는 “국내 회사들은 노지용 비료에만 신경을 썼다. 관주용 제품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서 수입산에 시장을 내줬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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