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계란 가격이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부활절로 인한 계란 수요 증가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가 계란 가격 안정을 이유로 태국산 계란 수입 카드를 꺼내들었고, 생산자 단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부활절 수요 증가로 가격 오르자 
태국 식용란 수입금지지역 해제
생산자단체 “섣부른 판단” 반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계란 소매가격(중품/30개)은 7716원으로, 1개월 전 가격인 7309원보다 400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16일 부활절 계란 수요로 인해 4월 들어 계란 가격은 다소 상승세였지만 부활절이 지나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정부가 태국산 계란 수입 카드를 꺼내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태국을 식용란 수입금지지역에서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지정검역물의 수입금지지역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 했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에 따르면 태국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집중적으로 AI가 발생했지만 2008년 태국이 AI 청정화 선언을 한 이후 일부 태국산 열처리 가공 가금 제품의 수입이 이뤄졌다. 그러나 신선란의 수입은 현재까지 금지돼 왔다. 

농식품부는 이번에 태국을 식용란 수입금지지역에서 해제한 이유에 대해 국내 계란가격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에는 기획재정부 주최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 대응 TF 회의’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국내 계란 유통 안정화를 위해 태국산 신선란 수입허용 절차를 6월초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논의가 오갔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빠르면 6월 초에 태국산 계란을 수입할 수 있게 돼 국내 계란 유통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태국산 계란 수입에는 미국산 계란 수입 때와 같은 운송료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자 단체는 정부의 태국산 계란 수입 허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산 계란 가격이 상승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인데 정부가 태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태국의 주변국들이 상시 AI 발생국인데 태국에서 AI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저렴한 태국산 계란이 국내로 수입되면 식당과 제과·제빵 등에 사용돼 국내 계란 유통 시장에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국내 계란 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수입부터 고려하는 정부의 사고 방식은 잘못됐다”면서 “정부는 태국산 계란 수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