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수박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반면 물량은 줄어 수박 시세가 평년 이상 수준을 형성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대는 아니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진은 평년 기온을 크게 웃돌았던 지난 18일 서울의 한 과일매장.

출하 앞당겨지고 이른 더위로 수요 증가…판매량 29% 신장 속
출하면적 전년비 7% 줄어…공급량 감소 대비 평년 살짝 웃돌아 
참외도 5월 상순 대비 한풀 꺾여…“소비자 공감 가능한 가격대”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오며 여름철 대표 과채인 수박과 참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평년 시세를 웃도는 현재의 제철 과채 가격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지 및 도매시장에 따르면 수박은 품귀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수박 시세가 좋지 못해 작목을 전환한 농가가 많았고, 조기 출하 경향으로 5월 나올 물량이 4월로 앞당겨진 영향도 있었기 때문.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조사한 5월 수박 출하면적은 전년보다 7% 감소가 추정됐다.

더욱이 기온이 일찍 오르며 딸기 등 국내산 겨울·봄철 과채류 출하가 일찍 마무리됐고, 오렌지와 수입포도 등 수입과일 역시 현지 작황이 좋지 못해 수입량이 늘지 못했다. 일찍 찾아온 더위가 수박 소비에는 희소식이기도 했다. 이에 유통업계의 중심 행사 품목으로 수박이 자리 잡고 있어 수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마트에 따르면 이른 무더위에 수박 수요가 조기에 증가해 지난해 5월 상순(1~13일)보다 수박 판매량이 29.3% 신장했다.

이런 영향으로 수박 시세는 평년과 지난해 시세를 웃돌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수박 1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7일 2008원, 18일 2132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2000원 초반대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이는 가격이 낮았던 지난해 5월의 1812원, 평년 5월의 2050원보다 높은 가격대다. 그러나 이 평년을 웃도는 가격대가 절대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물량이 급감하고 수요는 증가한 것과 비교해보면 평년보다 조금 높게 형성돼 있는 현재의 가격이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만큼 높은 가격대는 아니라는 것. 또한 가격이 워낙 낮았던 지난해와는 비교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이며, 이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무더위로 인한 높은 수박값’을 반박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가락시장의 김진욱 서울청과 경매사는 “뉴스에서 수박 시세가 높다고 하는데 줄어든 공급량에 비하면 절대 비싼 단가가 아니다”며 “당분간 수박 부족 현상은 이어지다 전북 고창과 충북 음성 등의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6월 초순은 돼야 현재의 물량 부족 현상이 풀릴 것 같다”고 전했다.

무더위와 연휴 등이 맞물리며 참외도 평년 이상의 시세가 형성되고 있지만 5월 초순보다는 한풀 꺾여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아니다. 가락시장에서 10kg 상품에 4만원 중반대까지 형성됐던 참외 가격은 17일 3만9196원, 18일 3만6603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격대가 낮았던 지난해 5월의 3만107원보다는 높지만 평년 5월의 3만5543원과는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박영욱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사는 “5월 상순에 비해 중순으로 넘어서며 참외 단가가 5000~6000원 정도 떨어졌다. 날씨가 덥고 타 경쟁 품목이 줄어들어 평년 이상의 시세가 형성되고 있지만 이달 초만큼의 높은 가격대는 아니다”며 “더욱이 올해 참외가 맛도 좋아 소비자가 현 가격대에 참외를 사 먹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가격대”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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