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한 겨울딸기 수확이 마무리 됐다. 겨울딸기는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재배되는데, 수출은 12월~이듬해 4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집중되는 편이다. 2016~2017 겨울딸기 수출은 생산량 증가와 수출시장 다변화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시장에서는 과당경쟁과 덤핑 수출 의혹이 제기돼 한국산 딸기의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는 우려도 남겼다. 2016~2017 겨울딸기 수출을 되짚어본다.

작년 12월~올해 4월 수출액 3746만 달러 전년비 28% 늘어
시설원예 재배 증가 등 생산성 향상…고른 수출 상승세 눈길
일부 수출업체 단가 무리하게 낮추고 저품질 선적 '시장 혼탁'   


▲생산성 향상·시장 다변화로 수출 최고치=관세청과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겨울딸기 수출액은 3746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926만 달러)보다 28.0% 상승한 수치. 수출물량은 4274톤을 기록했는데, 역시 같은 기간(3250톤)과 비교해 무려 31.6%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의 수출실적을 살펴볼 때, 금액과 물량 모두 역대 최고치이자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낸 것(표1 참조). 특히 수출기간 내내 고른 증가율을 보인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금액 면에서 매월 전년 대비 적게는 15% 이상, 많게는 45%를 웃돌면서 5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율을 보였다(표2 참조). 물량도 지난해 12월을 제외하고 올 1월~4월 내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딸기 수출이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낸 주 이유 중 하나로 공급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꼽을 수 있다. 설향·매향 등 수출용 겨울딸기의 시설원예 재배가 지속적으로 늘고, 고설 수경재배 기술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된 덕분이다. 또한 작황이 전반적으로 양호해 출하량이 늘었다. 수출산지 관계자는 “산지에서 귀농자의 딸기 재배가 늘고, 딸기로 작목 전환하는 시설원예 농가 수도 함께 증가했다”며 “딸기 출하량이 여느 때보다 많아 수출물량 확보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수출시장인 홍콩에서 우리 딸기 소비가 큰 폭으로 늘고, 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로 판로가 다변화된 것도 수출확대의 주요 요인이다. 홍콩의 경우, 수출물량은 1833톤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41.5% 늘었고, 금액은 1567만 달러를 기록해 33.6% 증가했다. 주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태국은 한류 인기에 따른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21.7% 증가한 448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첫 수출길이 열린 베트남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첫 수출이 개시된 지난해 2~4월 베트남으로의 수출실적은 28만 달러(32톤)였지만, 올 2~4월 수출은 93만 달러(95톤)로 금액은 무려 232%, 물량은 197%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3~4년 전까지 홍콩·싱가포르 위주로 공급돼 딸기 수출에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면서도 “이후 태국과 베트남으로 수출 길이 열리고, 꾸준히 홍보·판촉활동을 통해 시장 다변화에 힘쓴 결과 수출이 확대되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베트남서 과당경쟁 움직임=딸기 수출이 크게 확대됐지만, 싱가포르·베트남 등 일부 시장에서는 과당경쟁 움직임이 나타나 우리 딸기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는 우려도 남겼다. 최대 수출시장 중 한 곳인 싱가포르의 경우, 산지와 수출업계가 협의를 통해 매향딸기 위주로 공급하고 있었다. 매향은 설향 등 다른 품종보다 저장성이 우수해 유통 효율성이 좋다. 공급단가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이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떨어지는 설향을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 NTUC에 대량 공급하면서, 매향 수출이 한동안 중단되거나 지연돼 산지와 수출업계 피해가 컸다.

실제 NTUC 매장을 살펴본 수출업체 관계자는 “매장에 진열된 설향의 짓무름 현상이 나타나 우리 딸기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됐다”며 “매향의 경우, 최대 수출시장인 홍콩 기준에 맞춰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거치지만, 설향은 국내 기준만 준수하면 되기 때문에 향후 해외 당국이 잔류농약 검출을 문제 삼으면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직 시장 형성 초기인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일부 수출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공급단가를 낮춘 딸기를 수출하면서 과당경쟁 움직임이 나타난 것. 더욱이 일부 지자체와 수출업체는 베트남 첫 수출 성과를 부풀리기 위한 전시행사를 추진하면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베트남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일도 있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와 업체들이 앞다퉈 경쟁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려는 과정에서 수출단가를 무리하게 낮추거나 수출이력이 없는 농가들의 딸기까지 선적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며 “수출 초기에는 제품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장의 이익 때문에 과당경쟁이 벌어져 시장이 혼탁해졌다”고 씁쓸해했다. 딸기수출협의회 관계자는 “심지어 aT로부터 베트남에서 우리 딸기의 과당경쟁이 심해지고 있으니, 베트남 수출을 진행하는 회원사들의 가격덤핑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aT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잇따라 가격을 덤핑한 우리 딸기의 판촉행사가 득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현지 홍보행사를 전면 취소했다”며 “베트남 진출 초기인 우리 딸기의 위상 및 이미지 정립을 위해 향후 현지에서 홍보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은·김효진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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