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변 정읍수박연구회장이 직접 재배한 씨없는 수박을 보여주고 있다.

씨 없는 수박은 생육과정에서 씨가 생기지 않도록 개량된 수박으로 씨로 인한 이물감이나 불편함이 없고 식감이 좋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씨 없는 수박을 생산 및 수출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정읍에 위치한 정읍수박연구회다.

2014년 첫 수출물량 10톤서 
작년 160톤으로 큰폭 증가
홍콩·러시아 진출도 박차


정읍수박연구회는 지난 2003년, 정읍지역의 75개의 농가가 더욱 품질 좋은 수박을 생산 및 유통하기 위해 모이면서 설립됐다. 연구회가 본격 가동을 하자마자 관심을 가진 사업이 바로 씨 없는 수박 생산이었다. 이석변 회장은 “수박 재배 기술 향상으로 수박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일반수박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판단,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 맞춰 당도는 높으면서 먹기는 편한 씨 없는 수박 생산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해외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품질의 씨 없는 수박을 생산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씨 없는 수박 재배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수박이 재배 도중에 시들거나 상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어렵게 수확한 수박도 껍질이 두껍거나 당도가 낮아 판매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 회장은 회원들과 씨 없는 수박의 영농기술 개발 및 미생물 제재 등을 이용한 재배 농법을 개발해 씨 없는 수박의 안정적인 생산을 이뤄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 명인(채소부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농진청의 지원을 받아 씨 없는 수박을 일본에 시범 수출했는데,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비결은 단연 품질이었다. 정읍시수박연구회의 씨 없는 수박은 씨가 없어 먹기가 편한데다, 평균 당도가 13°Bx로 굉장히 달콤하고 껍질이 얇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남미산은 당도가 낮은데다 물류비로 인해 가격이 비싸지만, 우리 씨 없는 수박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가격이 적당한데다, 훨씬 신선하고 당도도 높아 현지 바이어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2014년 일본 첫 수출물량은 10톤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17톤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무려 160톤으로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는 이어 “2014년 첫 수출당시에는 바이어들이 당도체크부터 모양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했는데, 지금은 우리 제품을 무조건 신뢰한다며 수박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자랑했다.

이에 따라 정읍시수박연구회는 최근 물량 증대와 홍콩과 러시아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올해 초 삼중으로 된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했다. 씨 없는 수박은 일반 수박보다 날씨에 예민해 적정 온도를 맞춰주지 않으면 착과가 되지 않거나, 착과가 됐다하더라도 수박 껍질이 질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 회장은 “한국 씨 없는 수박 특유의 달콤하면서 아삭한 맛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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