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의 선물세트 사전예약 진행 등 늦고 긴 특징을 지닌 올 추석 시장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전시된 올 추석 선물세트 주요 구성품.

주요 제수용 과일 작황 양호…품위도 좋을 듯
추석 이후 몰리거나 매기 떨어져 후유증 우려  
산지 적기 출하·소비책 마련 등 대비 서둘러야


‘늦으면서 긴’ 올 추석 시장이 열리고 있다. 농협유통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달 중순을 기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에 들어갔고, 산지에선 추석용 작목들이 본격적인 생육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추석은 최장 10일에 이르는 긴 연휴에 10월 4일로 늦게 자리 잡은 특징을 지닌다. 이에 추석 전과 후 모두 출하 물량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등 늦으면서 긴 추석에 따른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과일 생육에 큰 문제없어=최근 잦은 비가 오고 있지만 8월말 현재 사과·배 등 추석  대목 주요 과일류의 생육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달 무더위로 인해 과가 잘은 경향을 보이는 곳이 많지만 올 추석이 늦게 자리 잡혀 있어 과가 자라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산지에선 보고 있다.

당도는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름철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로 인해 사과와 배, 단감 등 주요 제수 품목의 당도가 올라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 다만 최근 잦은 비가 본격적인 수확철에 접어들 9월까지 이어질 경우엔 당도 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 대목 출하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추석이 늦어 품종과 지역 물량이 몰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과의 경우 추석 사과로 일컬어지는 홍로 이외에 양광, 조생부사 등 중만생종까지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감도 추석 단감인 서촌조생을 넘어 태추, 상서 등 여러 품종이 추석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과일과채관측팀장은 “최근 비가 오고 있지만 제수 과일인 사과와 배, 단감의 품위는 현재까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확기를 앞둔 9월 태풍 등 기상 변수가 아니라면 올 추석 주요 과일류 품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추석이 늦어 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여 어느 추석보다 고품위 중심의 생산 및 출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늦고 긴 추석 지금부터 대비해야 =늦은 추석으로 품종과 지역이 몰리면서 추석 대목 많은 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시장에 대한 대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추석이 최장 10일로 길어 추석 전은 물론 이후에도 물량이 몰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해마다 추석 이후에는 매기까지 떨어져 있어 소비력 감소와 물량 증가가 맞물릴 경우 후유증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산지에선 적기 출하 및 소비책 마련 등 지금부터 추석과 관련한 대비와 대책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일 재배 농가인 최흥림 한국농업경영인 장수군연합회장은 “근래 추석은 9월이었는데 올해엔 10월에 있고, 연휴도 10일이나 돼 추석 전과 직후 물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부터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추석 이후 계속해서 긴 추석에 따른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는 일제히 사전 예약 들어가=유통업계는 8월 중순을 기해 일제히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에 따르면 2012년 사전예약 매출 비중이 전체의 5.3%에서 지난해 추석엔 18.5%까지 늘어나는 등 사전예약 판매가 명절 대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올 추석에도 유통업체들은 사전예약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농협유통은 8월 15일부터 9월 13일까지 30일간 ‘2017년 추석 선물세트 사전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제품을 중심으로 총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이번 행사를 전개한다. 대형마트도 일제히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8월 14일~9월 17일, 롯데마트는 8월 17일~9월 18일, 홈플러스는 8월 10일~9월 20일까지 추석 연휴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긴 추석이 추석 대목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장단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단 유통업체에선 긴 추석 연휴가 명절 선물세트 구매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는 예년의 2배 이상 길어져 추석을 이용해 여행 등 가족 나들이를 계획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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