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이의영 위원은 31명 도의원 중 유일한 농민이다. 현역 농민으로 한우 40두와 논농사 9만9174㎡(3만평)을 짓는다. 그가 농업을 다루는 산업경제위원회에 몸담은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표를 먹고사는 선출직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고 한다. “지역구인 오창읍은 5만명중 4만명이 아파트에 사는 도시민입니다. 표를 봤으면 교육위원회로 가는 게 더 유리하지요. 그러나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산업경제위원회를 택했습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돼도
농민에 돌아가는 것 적어
농업재해 대책 마련 시급


그는 옛 청원군 의원 시절에도 농업관련 상임위에서 일했다. “그때 우렁이와 상토를 100% 보조하도록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자부담이 없으면 도덕적 해이에 빠진다며 반대도 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았어요. 농산물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고 농자재 값은 올라가니 농민들 소득이 줄잖아요. 이 줄어드는 소득을 보전해주자는 차원에서 시행한 겁니다.”

농민소득 보전 차원에서 그가 관심을 갖는 게 또 있다. 쌀 목표가격을 80kg 1가마 23만원으로 상향하는 것과 직불금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쌀값이 계속 내려가는 만큼 정부가 목표가격을 현실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농민들이 쌀농사를 계속할 것 아닙니까? 직불금도 더 늘려서 논농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농업재해 대책도 시급한 사안중 하나라고 한다. “지난번에 충북에 엄청난 수해가 났어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게 거의 없어요. 농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한 두 해가 아닌데 매년 이런 불합리가 반복돼요. 이걸 커버할 수 있는 게 농작물 재해보험입니다.”

그러나 재해보험도 개선해야 할 게 많다고 한다. “막상 재해가 닥치면 보상금을 받기도 까다롭고 금액도 만족할 수준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농민들이 보험가입을 꺼리는 겁니다.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뭔가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는 선출직들이 농업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 중에 진심으로 농업을 챙기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농민들은 표에서 밀리니까 뒷전이예요. 농업보다는 도시행정에 관심을 갖습니다. 농민들은 매일 그렇게 당하면서도 또 그런 사람들을 찍어요. 그러니까 농업이 발전이 안되는 겁니다. 세력이 작을수록 똘똘 뭉쳐서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 안타깝습니다.”

농업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인식되는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 “웬만한 기업 하나 들어오면 30억, 50억씩 지원해줍니다. 그런 거에 비하면 농업 투자는 적은 편인데 엄청나게 퍼주는 것처럼 인식돼 있어요.”

올해 예순 여섯인 그는 의원으로써 보다 일반인으로 살 날이 더 많고 한다. “나중에 욕 안 먹고 ‘그래도 농업을 위해서 노력했다. 소신껏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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