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애플망고 내륙 재배 '선구자'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제해석 피타야농원 대표가 지난 5월 수확을 앞둔 애플망고의 탁월한 색택과 당도를 자랑하고 있다.

한농연 해외연수때 매료된 용과
하우스 신소득작물 제격 판단
제주도 견학·컨설팅 거쳐
2010년 국내 첫 내륙 재배 성공
 
2011년엔 애플망고 농사도 시작
"아열대작물로 신바람 일으킬 것"

 

아열대 과일인 용과와 애플망고의 우리나라 첫 내륙 농가재배를 성공시킨 후 재배 확산을 선도하면서 부농의 꿈을 키워가는 농업경영인이 있다. 지난달 경남도 ‘2017년 자랑스런 농어업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통영시 도산면 제해석 피타야농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제 대표는 파프리카 양액재배 전환을 고심하던 시기에 한농연 해외연수를 통해 태국의 아열대 과일 농장을 방문하면서 용과에 매료됐다. 키가 그다지 크지 않아 우리나라 시설하우스에서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작물로 재배하기에 제격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제주도 선진지 견학과 컨설팅을 거쳐 2010년 용과 우리나라 첫 내륙 재배에 성공했다. 농장 이름도 ‘피타야(Pitaya)’라는 용과의 본명을 따서 지었다.

제 대표에 따르면 용과 재배는 쉬운 편이다.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너무 선선하면 꽃이 안 핀다. 겨울에는 얼지 않도록 10℃이상으로 관리하면 되지만, 개화기인 5월에는 35~40℃ 정도로 온실 온도를 유지시켜야 한다. 너무 더워도 안 되기 때문에 환기 관리로 조절을 한다.

용을 연상케 하는 생김새로 ‘드래곤 플루트’라는 애칭을 얻은 용과는 붉은 껍질을 까면 하얀 과육 또는 붉은 과육에 검은깨 같은 부드러운 씨가 박혀 있다. 수분 함유량이 많고, 부드러운 단맛으로 인해 담백한 식감이 특징이다. 과육 100g당 칼륨 함량이 272㎎ 정도 된다. 인·마그네슘·칼슘·철·아연·나트륨·카로틴·수용성식이섬유·탄수화물·단백질·지질·비타민C·비타민B1·비타민B2·비타민B3 등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과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다. 콜레스테롤이 적고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제 씨의 용과 7월부터 11월까지 수확된다. 국내에서는 과일의 단맛을 우선시 하는 소비심리가 여전해 대중적인 소비보다는 기능성 과일 애호가들에게 재구매가 이뤄진다고 한다.

제 대표는 2011년 애플망고 재배도 시작했다. 울산 온산공단에서 애플망고가 비상업적으로 일부 재배된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후 그곳을 찾아가 5년 된 나무를 구입, 이듬해부터 수확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 미와자키현의 애플망고 전문가를 초빙해 체계적인 컨설팅을 주기적으로 받아왔다. 재배기술 정립으로 자신감을 얻으면서 제주도에서 묘목을 더 들여왔고, 요즘은 용과보다는 고소득 작물인 애플망고 재배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이곳 애플망고는 12월말에서 1월 사이에 꽃이 만개해 4개월 후 5~6월경 약 한달 동안 90%의 수확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망을 씌워서 과일이 스스로 떨어지면 수확하는 방식의 완숙 망고이기에 당도가 무려 20~23Brix에 달한다. 절반 쯤 익었을 때 수확해 유통과정에서 후숙이 이뤄지는 수입산 망고는 물론, 제주산 망고보다 당도가 훨씬 높아 질적인 차별화가 이뤄진다.

유통기간은 짧다. 수확 후 10일 이내에 소비가 이뤄진다. 그러나 압도적인 당도와 색택, 신선도와 풍미 등에 힘입어 100% 직거래가 이뤄진다. 차량 유통망이 좋은 내륙 재배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기에 가능하다. 올해도 물량이 달려 수확하는 족족 택배보내기가 바빴다고 한다.

붉은 과피 속 노란색 과육을 가진 애플망고는 달콤한 맛과 향, 탁월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에 행복호르몬이 절로 분비되는 '과일의 여왕'으로 불린다. 노화 방지와 시력 보호 효과도 있다. 출하기간이 짧지만 그 시기에 다른 경쟁 과채류가 그다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재배과정에서는 동절기 개화 후 25℃ 이상을 유지시켜야 하고, 하절기에도 3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등 시기별 섬세한 온실 온도조절이 중요하다고 한다. 고가의 과일이고 재배방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가의 체계적인 컨설팅도 필수다.

한농연통영시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제해석 대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열대과일 선호도가 증가세고, 일본 미와자키현에는 애플망고가 사과처럼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면서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 항노화 아열대작물로 농업에 새로운 신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용과와 애플망고 재배가 경남은 물론, 전남까지 확산되고 있어 대도시 농산물공판장에서도 국내산 열대과일 경매가 이뤄지는 시대가 곧 오리라 본다”면서 “애플망고의 경우 후발 농가들이 섣부른 벤치마킹보다는 체계적인 컨설팅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통영=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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