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 가격 폭락에 지역경제 흔들…대응책 시급"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35년 농사 중 가장 안 좋은 가격 
저장성 좋은 마늘, 2년 뒤까지 영향
공무원 현장 내려와 피부로 느끼고
합리적인 대응책 하루빨리 마련해야

농촌 어르신들 대상 수지침 등 봉사 
약용식물관리사도 따 강의도 열심


“35년 동안 마늘과 양파 농사를 지으면서 지금처럼 가격이 안 좋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내려와 실상을 피부로 느끼고, 합리적인 대응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줘야 합니다.”

경남 창녕군 유어면에서 양파와 마늘을 3만9669m2(1만2000평) 규모로 짓고 있는 황정옥(60) 씨는 최근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근심이 깊었다. 그에 따르면 창녕군은 양파와 마늘의 주산지 중 하나다. 최근 전국적으로 양파와 마늘의 출하량이 증가하자 가격이 하락해 지역 경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황정옥 씨에 따르면 지역에서 양파의 경우 20kg(한망) 기준 도매가가 4000~5000원(생산비 8000원)으로, 평균가격인 1만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마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마늘 도매가격은 1kg당 1250원으로 기존 평균가격인 2500원에 비해 절반수준이다. 마늘의 생산비는 1kg당 2000원 선인데 현재 도매가격이 계속되면 파산하는 농가가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는 게 황정옥 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황정옥 씨는 “단순히 양파와 마늘 가격이 생산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창녕의 경우 해당 작물들의 주산지인 관계로 지역 경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마늘은 저장성이 좋아서 지금의 가격하락 사태가 2년 뒤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황정옥 씨는 정부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을 더 큰 문제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정부가 양파와 마늘의 가격안정대책 중 하나로 마늘 대서종 정부비축 수매를 결정했다. 문제는 최저한도를 지름 6cm로 정했는데, 실질적으로 한도를 충족할 수 있는 농가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해당 지역에서는 최저한도를 5.5cm로 낮추고, 더 나아가 4.5cm에 대해서도 수매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농업인들의 땅을 절대농지로 묶어놨는데, 농업인들이 농작물 가격 하락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 최소한 먹고 살만큼은 보장을 해줘야 한다”면서 “정부가 하루빨리 합리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지역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황정옥 씨는 농사 외에도 농촌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 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평소에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 수지침과 약초를 공부했고, 그 결과 고려수지침요법사와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증을 취득 후 관절이 좋지 않은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수지침 및 약초 봉사 및 강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농가가 약초를 재배하면 수매 후 건강환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는 곧 농가도 이익을 취하고 지역 어르신들은 저렴한 가격에 건강환을 구매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는 것이 황정옥 씨의 설명이다.

그는 “어르신들이 오랜 시간 일만 하다 보니 관절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이분들을 대상으로 수지침과 건강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밝게 웃으며 농사를 지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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