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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소관 11개 위원회 회의 실적 ‘0’

  • 기사승인 2019.08.09 18:57
  • 신문 3128호(2019.08.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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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고성진 기자]


24개 위원회 7월말 집계결과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는
최근 3년간 운영실적 전무
‘여성농업인자문회의’만 제몫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24개 위원회 중 올해 들어 7월 말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열리지 않은 곳이 11개(4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행정기관 위원회 현황 및 활동내역서’에 따르면,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위원회를 비롯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회, 도시농업협의회, 중앙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정책심의회 등 11개의 위원회는 올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특히 식생활교육지원법에 따라 국가 식생활 교육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구성된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는 최근 3년간 운영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회도 최근 3년간 대면회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으며, 서면회의만 연 2회씩 개최됐다.

나머지 위원회의 활동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본회의를 2회 개최한 곳은 6개. 농업과학기술위원회와 농림종자위원회(서면1회), 수의사국가시험위원회, 식품산업진흥심의회(서면1회), 여성농업인육성정책자문회의, FTA농업지원위원회(서면1회) 등이다. 농업재해보험심의회, 농협경제사업평가협의회, 동물복지위원회 등 3개는 한 번씩 개최했다.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는 서면회의만 3번 있었다.

분과위원회 운영 실적이 있는 곳도 6개에 불과했다. 농림식품과학기술위원회(1회), 농수산물품질관리심의회(4회), 농업기계화정책심의회(1회), 농협경제사업평가협의회(1회), 여성농업인육성정책자문회의(3회), 중앙가축방역심의회(6회) 등이 올해 들어 분과위를 열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위원회는 ‘여성농업인육성정책자문회의’로 본회의 2회, 분과위 3회를 열었는데, 상반기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인 ‘농촌여성정책팀’ 신설 등의 안건이 집중 논의됐다.

현재 24개 위원회 중 법률에 의해 행정기관 소관 사무의 일부를 부여받아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위원회는 2개(지리적표시심판위원회, 품종보호심판위원회)이며, 나머지 22개 위원회는 행정기관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종 법률에 근거해 설치된 자문위원회다.

농식품부 혁신행정담당관실의 관계자는 “현재 장기간 운영 실적이 부진한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의 경우 협의체로 전환하도록 한 개정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고, 간척지운영위원회, 해외농업산림자원개발심의회는 행정안전부의 정비대상으로 지정돼 정비를 추진 중”이라면서 “매달 위원회별 운영실적을 집계해 행안부에 분기별로 보고 중인데, 개별위원회 운영이 왜 부진한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김선아·고성진 기자 kimsa@agrinet.co.kr


법마다 위원회 설치 규정…일단 만들고 거버넌스는 ‘나몰라라’

[위원회 '유명무실' 논란이 나오는 이유]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위원회 회의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일부 위원회는 총체적인 운영 난맥상을 보여 통폐합 등 과감한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농식품부 소관 24개 위원회의 운영 실태와 끊임없이 실효성 논란이 나오고 있는 이유, 개선방안 등을 짚었다. 


#위원회 운영 백태

축산계열화사업분쟁조정위
국가식생활교육위 등 
이름 뿐

총리 소속 ‘농어업인삶의질위’는
최근 3년간 본회의 딱 2번 뿐 
그마저도 모두 서면으로 진행


▲이름만 있는 유령위원회?=24개 위원회 중 최근 3년간(2016~2018년) 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이름뿐인 ‘유령위원회’도 있었다.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와 축산계열화사업분쟁조정위원회 등 2곳이다. 두 위원회 모두 예산 편성은 되지 않았다.

국가식생활교육위원회는 2014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행정안전부의 정비 대상 위원회에 포함돼 왔다. 농식품부는 2016년 12월 위원회를 협의체로 전환하기 위해 해당 법령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식생활교육 관계자는 “식생활교육 기본계획이 5년마다 수립되는데 2차 기본계획 확정·승인을 위해 2015년 위원회가 열린 적이 있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위원회 회의를 여는 정도”라며 “식생활교육의 경우 부처 간 협업이 굉장히 중요한데, 기본계획의 중간평가와 점검, 개선 방안 논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면으로만 진행?=여러 부처가 관련돼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정이 필요한 경우 국무총리 소속으로 위원회를 설치하는데, 농식품부 소관 위원회 중 국무총리 소속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위원회’(농어업인삶의질위원회)가 유일하다. 국무총리가 당연직 위원장으로 돼 있고, 14개 부처 장관 및 농업계 단체장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구성돼 있어 위상이 가장 높지만, 최근 3년간 2016년 1회, 2017년 1회 등 본회의가 2회 개최되는 데 그쳤고, 모두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심지어 서면회의로만 진행된 위원회도 있다. 농업인의 소득안정에 관한 기본정책과 제도, 목표가격·고정직불금·변동직불금 설정 등을 다루는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회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2회씩 총 6회 본회의를 열었는데, 모두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위원회 운영을 담당하는 농식품부 농가소득안정추진단 관계자는 “위원님들의 참석이 어려워 서면으로 진행됐다. 서면회의는 안건을 보내드리고, 동의 여부나 이견과 의견을 수렴해 추가 검토 후 반영하고, 이를 다시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인 학계 인사는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회의 중요 사안이 변동직불제 등 농가 소득과 관련된 부분인데, 이런저런 내용들을 서면으로 개진하기에는 사안이 민감하다. 대면회의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간척지운영위원회 역시 최근 3년간 열린 본회의 4회가 모두 서면회의로 이뤄졌고,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도 3년 동안 열린 본회의 18회 모두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중앙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정책심의회 본회의도 2016년 3회 중 2회가 서면회의, 2017년 2회 모두 서면회의, 2018년 2회 중 1회가 서면회의로 진행됐다.


“실효성 높이려면 과감한 통폐합·재정비 시급”

#끊이지 않는 실효성 논란

민관 거버넌스 확대 취지 맞게
위원 참여 독려·내실화 힘써야


▲위원 구성 문제?=타부처 장관 또는 고위 공무원들이 당연직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경우 서면회의 비중이 크거나 회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농어업인삶의질위원회, 국가식생활위원회, 농가소득안정심의위원회,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 등이 해당된다. 상대적으로 여성농업인육성정책자문회의 등 농업 관계자들로 이뤄진 위원회는 활발하게 운영되는 편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률과 시행령에 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근거가 있는데, 위상을 높이려다보니 당연직 위원을 장차관으로 둔 경우가 많다. 위상은 높아졌지만 회의 개최 등이 원활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관급 위원이 제일 어중간하다. 급수를 낮추거나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률적 문제?=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위원회 설립 요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폐지나 통합 등의 절차는 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한 쉽지 않은 여건에서 위원회 실효성 논란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법률과 대통령령에 근거한 행정기관위원회는 총 558개로, 대략 500개가 넘는다.

농업계 관계자는 “국회가 법을 만들 때 거버넌스 강화 차원에서 법마다 위원회 설립을 규정해 놓는데, 실질적으로 활동 가이드라인이나 강제 규정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형식적인 위원회만 많아지고, 이에 비해 거버넌스의 실효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과도한 입법과 함께 허술한 입법이 위원회 실효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법률에서 위원회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도 필요해 보인다. 부처 간 협업을 위한 위원회만 만들었을 뿐, 정책 반영 등을 강제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 

농어업인삶의질위원회의 경우 사업 추진실적과 시행계획을 점검 평가해 부처에 통보하고 있지만, 해당 부처에서 정책 개선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내용을 보완해 농어업인삶의질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 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운영 개선 및 재정비 시급=행정기관 소속 위원회는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과 집행단계에 외부 전문가나 이해 관계자 등의 의견을 반영, 행정의 전문성·민주성·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분명한 순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민관 거버넌스 확대 취지에 맞게 실질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다.

학계의 한 인사는 “공공부문의 정책 결정을 관료가 독점하지 않게 하기 위해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필요한 것”이라며 “존속의 필요성이 감소한 위원회는 법률 개정을 해서라도 과감히 정리하되, 운영되는 위원회는 그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과 현장, 전문가의 참여로 협치의 효과와 정책의 책임성을 높여야 하는 위원회가 유명무실한 것은 큰 문제”라면서 “농식품부는 회의 개최 여부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각종 위원회 운영이 부진한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고, 위원들의 참여를 어떻게 독려할 것인지, 위원회의 실효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아·고성진 기자 kimsa@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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