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생존전략’ 양돈연구포럼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한국양돈연구회가 지난 14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한돈의 생존전략-품질과 고객 마인드’를 주제로 양돈연구포럼을 개최했다.

농가 자체적 경쟁력 향상 시급
마리당 생산비 30만원 이하
돼지고기 1등급비율 80%로


국내 양돈 농가들이 돼지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양돈 농가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MSY 25마리 이상, 마리당 생산비 30만원 이하 등 생산성 향상 및 생산비 절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한국양돈연구회가 ‘한돈의 생존전략-품질과 고객 마인드’를 주제로 지난 14일 진행한 양돈연구포럼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이날 양돈 전문가들은 국내 양돈 산업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품질 문제다.

이번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한 안기홍 안기홍 양돈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내 양돈 산업은 양적으로는 성장한 반면, 질적인 부분은 정체 상태에 있다. 사육두수는 2014년 1009만 마리에서 2018년 1133만2000마리로 12.3%, 출하두수는 1568만6000마리에서 1736만9000마리로 10.7% 증가했으나, 질적인 지표(생산성)인 MSY(모돈 한 마리당 연간 출하마릿수)는 2014년 19마리에서 2018년 18.2마리로 4% 감소했다. 돼지고기 1등급 비율은 63.8% 그대로 제자리걸음. 생산비의 경우 2018년 기준 생체 1kg당 2840원으로, 2014년 2760원보다 3% 늘었다.

이에 안기홍 소장은 “돼지 지육 평균 단가가 kg당 3500원인 시기가 와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국내 양돈 농가들의 자체적인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면서 “농가들이 생산성을 양돈 선진국의 70~80%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홍 소장이 추산한 국내 양돈 농가의 마리당 생산비(생체 120kg 기준, 탕박지육률 77.5% 환산)는 약 34만원으로, 미국 약 13만원, 유럽 주요 5개국(스페인·덴마크·네덜란드·독일·프랑스) 평균 약 19만원에 비해 훨씬 높다. MSY 이외에 또 다른 생산성 지표인 PSY(모돈당 연간 이유 마릿수)의 경우도 우리 양돈 농가들이 평균 21마리, 유럽 주요 5개국은 27~33.3마리로 우리와 차이가 크다.

안기홍 소장은 “최근과 같이 어려운 시기, 우리 양돈 농가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MSY는 24마리 이상으로 높이고, 생산비는 마리당 30만원 이하로 줄여야 한다”며 “돼지고기 1등급 생산 비율도 80% 이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양돈 전문가들은 국내산 돼지고기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농가들이 돼지고기 유통현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기홍 소장은 “우리도 일본과 유럽처럼 일정한 규격과 품질, 맛의 돼지고기를 생산·공급해야 한다”면서 “생산자들도 내 고기가 어디서 어떻게 판매되는지 살피고 유통업체의 구매 담당자와 소통하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영일 피엔씨유통 대표도 “유통과정에서 나타난 돼지고기 품질 평가 내용을 생산자에게 전달하면 생산자는 이를 사육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생산자와 유통업체가 서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국내산 돼지고기 품질에 대한 경쟁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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