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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상생기금 ‘대기업 강요’ 논란, 언제까지

  • 기사승인 2019.10.01 18:14
  • 신문 3142호(2019.10.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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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농어촌상생협력기금’(상생기금)이라는 게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수익을 얻는 민간 기업들이 기금을 출연해 농어민 복지와 농어촌 환경 개선 등에 쓰자는 취지에서 2017년 1월 도입된 제도다.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삼성전자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국정감사에 부른 것이 바로 이 사안이다. 상생기금 참여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이유와 출연 의지를 독려하겠다는 게 이유인데, 이를 두고 ‘대기업 강요 논란’ 등의 프레임이 주요 언론 사이에 ‘득실’대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같은 사안으로 5대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렀을 때에도 언론은 “국회가 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기금 출연을 강제하고 있다”고 물어뜯었다. 출석 증인을 요청한 국회(의원)은 가해자, 억지로 끌려나올 수밖에 없는 대기업은 피해자인 구도만 부각시켰다. 기금 도입 배경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사실 농업계는 상생기금에 앞서 ‘무역이득공유제’를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19대 국회에선 법안 발의(2012년 홍문표·황영철 의원 대표발의)도 이뤄졌다. 무역이득공유제와 상생기금은 둘 다 FTA로 발생하는 이익을 피해 분야에 나눠주자는 취지는 같지만, 그 방식에서 무역이득공유제가 조세 방식인 반면 상생기금은 자발적 출연 방식이다. ‘강제성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핵심이다.

재계가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강력 반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2015년 11월 30일 한·중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상생기금을 도입하는 것에 합의했다. 농업계는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재계는 수출 확대로 몸집을 더욱 불렸지만, 수입 농산물과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농어촌은 더욱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3년간 민간 기업이 출연한 상생기금은 70억원에 그친다. 삼성 등 재계 1위 대기업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3년차 목표 3000억원 중 전체 조성액은 599억원에 불과하다.

대기업을 옥죌 근거가 없으니 현실적으로 정부가 기금 출연을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처음부터 힘의 논리에 떠밀려 만든 정책인 만큼 실효성이 떨어지는 책임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나마 책임을 지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국회에서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참여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부 역시 기금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제도 보완 노력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책임 논란’에서 유독 거론되지 않는 이들이 대기업 집단이다. 최소한의 참여 의지조차 나타내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도대체 누가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인가. 상생기금 도입 당시 공동 명의로 ‘환영’ 입장을 밝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단체들에게 기금 조성에 참여할 것인지 따져 묻고 싶은 농어민들을 대신해 대기업 관계자들을 국감에 부르는 것이 국회의 ‘권력 남용’이자 ‘갑질’인가. 과연 논란거리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대기업의 ‘모르쇠’를 말할 자신이 없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지탄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진짜 피해자’인 농어민들에게 부끄러운 줄은 알았으면 한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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