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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현장의 기술을 디자인하다 <5>성백경 예천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 기사승인 2019.10.08 13:45
  • 신문 3144호(2019.1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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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쪽파 우량종구 생산 일등공신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성백경 예천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농업인들에게 보탬이 되고,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이란 확신이 들면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추진한다. 예천군을 전국 제일의 쪽파종구 생산단지로 육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래 전부터 예천쪽파의 명성을 내손으로 회복해보겠다는 신념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관행방식의 문제점 등을 분석해왔다. 그리고, 2018년 기준 잎쪽파 생산용 종구 유통량의 60%를 예천에서 공급하는 반전을 이뤄냈다.

#예천쪽파 우량종구 생산단지화 주도

성백경 농촌지도사는 1988년 12월 예천군농촌지도소(현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지보지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미리부터 준비하고, 시간이 걸려도 추진한다는 생각으로 지도사업을 펼쳐왔다. 예천쪽파 우량종구 생산단지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쪽파는 전남, 충남, 제주, 경기, 경북 등지에서 4360ha가 재배되며, 잎쪽파 생산량은 15만~25만 톤으로 추정된다”는 그는 “잎쪽파 생산용 종구유통량은 연간 3000톤 정도인데, 이중 60%가 예천산”이라고 전한다. 종구생산단지 육성을 본격화한 게 2014년으로 5~6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2배나 늘렸다.

예천재래종 잎쪽파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적인 명성이 있었다. 잎쪽파로 3~4월에 출하했는데, 서울의 도매시장 시세를 좌지우지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국산 종구가 유입되면서 쪽파의 품질과 수량이 떨어졌고 농가들이 재배를 기피했다. 그렇지만 성백경 지도사의 생각은 달랐다. “2000년대 이후 쪽파가 연중 소비로 전환된 반면 여름철 단경기 생산을 위한 종구가 부족해 중국산을 많이 수입했었다”는 그는 “수입산을 대체하면 성공할 것 같았다”고 말한다. 종구를 공급하는 것은 잎쪽파 주산지와 경쟁관계가 아니라서 상생관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생산, 유통체계만 갖추면 농가에 보탬이 되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이후 성백경 농촌지도사는 쪽파 우량종구 연중공급기술 개발, 연중생산을 위한 쪽파 재배작형 개발 등을 통해 예천쪽파의 역사를 다시 쓴다. 노지일반재배 및 조기파종기술, 촉성재배 조기수확기술, 억제재배 가을수확기술(2중파) 등을 개발하고, 재배작형도 기존 5개에서 9개로 세분화해 작부체계를 정립했다. 이 과정에 촉성재배 조기생산기술 50개소, 쪽파우량종구 생산기술 5개소, 쪽파종구 가을수확기술(2중파) 3개소 등 우량종구 생산을 위한 7개 신기술을 85개소에 확산시켰다. 노동력을 크게 줄이는 쪽파 수확기, 드론이용 쪽파 병해충 방제, 쪽파 휴면타파 기술정립 등 생력화기술도 7건이나 개발했다. 또한 예천쪽파종구생산연구회를 구성하고 주산지를 수차례 방문해 벤치마킹하면서 예천쪽파의 우수성도 홍보했고, 성과로 이어졌다. “연간 600~1000여 톤이 수입되던 중국산 쪽파종구 물량이 230여 톤으로 줄었다”는 성 지도사는 “연간 600~900톤이던 예천산 종구공급량이 2018년 1600톤으로 늘었고, 가을철 종구생산기술, 단경기 잎쪽파 생산기술 개발은 지역농가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차별화

쪽파종구 생산기술이 확산되면서 쪽파로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가들도 있고, 예천에서 쪽파종구의 가격이 결정돼야 다른 지역산이 결정될 만큼 유명세도 타고 있다. 성 지도사는 “쪽파 우량종구 생산기술 개발 및 단지조성, 생산면적 확대, 촉성재배 조기수확 등 60억원, 노동력 절감 12억원 등 85억원 넘게 농가소득이 향상됐다”고 분석한다. 힘든 일도 많았다. 그는 “소득작목을 발굴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책임을 져주는 것”이라며 “쪽파종구를 생산해놓으면 판매를 책임진 농가가 있었기 때문에 계약재배도 가능했고, 틈새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쪽파종구를 팔아보겠다고 폭우를 뚫고 예천에서 충남 예산, 부산을 당일치기로 쫓아다녔던 예천쪽파종구생산연구회 김휘동 사무국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성 지도사는 “당시만 해도 예천종구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다”면서 “싣고 간 것을 그대로 가져오기도 하고, 썩혀서 버린 것도 부지기수지만 성공가능성을 믿고 열성적으로 참여해줬기에 지금까지 왔다”고 전한다.

특히, 성백경 지도사와 종구생산 농가들은 보다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품질관리제 도입에 나선다. 성 지도사는 “주산지를 방문해보니까 충분히 건조되지 않거나 수입산 또는 타지역산과 혼합된 종구가 공급되는 등 품질관리가 미흡했다”면서 “2016년부터 강화된 종자관리법에 따라 예천관내 3개 농협과 판매농업인을 설득해 ‘쪽파종구판매업’ 등록을 하고, 예천 쪽파종구 출하품질표시제도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전한다.

#우량종구 특구조성이 남은 목표

성백경 농촌지도사는 우량종구 생산단지를 특구로 확대하고 싶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고유종을 지키면서 지역발전과 연계하기 위해서다. 쪽파의 경우 예천종 외에도 무안종, 제주종 등 각각의 특성을 갖춘 고유종이 과거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산이 유입되고, 상인들이 좋다고 소문난 종구를 무분별하게 공급하면서 쪽파 종구의 지역적 특색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천은 성백경 농촌지도사의 노력에 농가의 협력이 더해져 우량쪽파 종구단지로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대해 그는 “종자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했는데, 예천 종구가 어느 곳을 가도 인정받으니까 지역의 특화작목으로 육성한 보람이 있다”면서 “연중 소비할 수 있도록 우량종구 공급체계를 만들고 예천에는 다른 종구가 절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전한다. 성백경 농촌지도사의 노력에 대해 지역의 농가들도 큰 고마움을 표한다. 예천쪽파종구생산연구회 사무국장인 김휘동 소호농원 대표는 “예천지역의 쪽파종구농가들이 10a당 400만~5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면서 “예천지역에서 노지월동작물로 이만한 게 없는데, 성 팀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무슨 일이든지 미치면 반은 성공한다는 말이 있는데 성백경 농촌지도사가 그런 사람”이라면서 “주산지를 쫓아다니면서 조사하고, 언제 심는 게 분얼이 잘되는지 기술을 연구하면서 관행방식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을 전파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한 사람 같다”고 덧붙였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공동기획 :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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