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최근 농촌에서 소득이 되는 작목이 몇 개나 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수출로 나름 돌파구를 모색하려고 해 보는데 농식품 수출은 사실 개인이 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가뜩이나 확보해 놓은 일본 수출도 어렵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정부나 관계기관에서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농식품 수출업체나 영농조합법인의 대표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결과는 항상 같은 말의 당부로 끝난다. 바로 ‘정부의 많은 관심’이다.

국내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69억2500만달러다. 이 가운데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12억76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전체 수출액은 1.5%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같은 기간에 비해 16.5%나 늘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정부는 올해 농식품 총 수출액 77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출업체나 농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농식품 수출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홍콩과 같은 국내 농식품 수출국가의 현지 사정과 사드 여파를 경험한 중국에 이어 최근 일본과의 관계 악화 등의 돌발 악재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24년 수출물류비 폐지를 앞두고 내년부터 기본물류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돌발 악재나 변수를 차치하더라도 분명한 악재는 생기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수출업체나 농가들은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지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 농식품 수출액을 77억달러로 상향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부 국가에 치중돼 있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거나 새로운 시장 개척, 수출상품 발굴부터 단계별 지원 실시 등의 대비책이 수출액 상향 조정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와는 달리 정부나 관계기관이 수출업체나 농가들이 여전히 당부하고 있는 ‘관심’이라는 말을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 ‘관심’의 이면에 혹시 모를 ‘소외’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혹은 불안감을 덜어줄 ‘관심’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말이다.

김영민 국제부 기자 kimym@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