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성에 맞춘 ‘황금배’ 재배…전량 미국 수출로 고소득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군위군황금배수출영농조합법인은 회원들이 생산한 황금배 전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윤점환 대표.

또렷한 황금색에 과육 백색
당도 최대 15브릭스까지
20년 전부터 수출용 집중
공동선별·공동방제 ‘품질 균일’
안전성 문제도 걱정 없어


배는 우리나라 주요 과수 품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소비부진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로 재배면적은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다. 특히 신고라는 특정 품종의 쏠림 현상이 심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육성 품종인 황금배를 생산해 전량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농가들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황금배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내 육성 품종이다. 과피가 황금색이고, 과육은 백색으로 당도가 최대 15브릭스까지 나오는 특징이 있다. 이 황금배 품종을 경북 군위 지역의 19농가들이 재배에 성공한 것은 물론 수출로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군위군황금배수출영농조합법인은 1996년에 30명의 농가로 출발했다. 이 농가들이 1999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현재 20년이 넘었으니 배 수출의 산 증인인 셈이다.

윤점환 군위군황금배수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할 당시부터 수출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에도 수출을 했고, 2004년에는 미국 수출단지로 지정을 받아 현재 미국으로 전량을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농조합법인 설립 당시 30명의 회원 농가가 고령화 등의 이유로 현재 19명으로 줄었지만 군위군황금배수출영농조합법인이 지난해 수출한 금액은 10억원이나 된다.

“농가들이 다른 작목을 재배하다가 영농조합법인을 만들면서 수출을 목표로 황금배를 심었어요. 이전에는 군위 지역에 배를 재배하는 농가가 없었는데 인근 지역에서 황금배를 재배하는 것을 보고 선택을 했습니다.”

황금배 선택의 이유에 대한 윤점환 대표의 설명이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는 적중했다. 수출에 적합한 품종이 바로 황금배였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황금배가 군위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품종이라고 판단했는데, 그 이유로는 군위 지역이 강수량이 적다는 점이다. 황금배는 배수가 불량하거나 강우가 많은 다습한 기상조건에서는 동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군위 지역의 기후 특성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는 것.

19명의 농가들이 생산한 황금배는 현재 나름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미국 수출 단가가 매년 큰 변동 없이 결정이 되고 있어 좋은 제품으로 생산만 하면 전량 미국으로 수출이 되기 때문이다. 황금배가 군위 지역의 농가소득 작목이 된 것이다.

군위군황금배수출영농조합법인이 20년 넘게 배 수출을 이어올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농가들의 끈끈한 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령화 등으로 불가피하게 설립 당시에 비해 농가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결속력과 자발적인 노력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는 것이 윤점환 대표가 자신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수출하는 배는 농가들이 공동선별을 실시하고, 재배과정에서는 공동방제를 실시하면서 균일한 제품생산은 물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 또한 법인 소속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병해충 정보나 관수 시기 등을 공유하는 교육도 스스로 실시하고 있다.

윤점환 대표는 “과거에는 농가 개별로 농약 살포나 선별을 했는데, 제품이 균일하지 않는 등 일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선별과 방제 등 생산과정을 서로 공유하면서 이를 지키려는 의지가 있어 수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또 “수출업체가 요구하는 품질이나 규격을 맞추기 위해 회원들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