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총궐기

[한국농어민신문]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을 비롯한 한국농축산연합회 소속 농민 1만 여명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WTO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 규탄! 농정개혁 촉구! 전국농민총궐기대회’를 열고, 농민들 의견을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흥진 기자

“미 통상압력에 굴복” 비판
농업분야 재정 확대
공익형 직불제 시행 등 촉구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일방 추진한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성토하는 농민 1만여명의 목소리가 국회 앞에서 울려 퍼졌다. 농민들은 WTO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는 정부 결정은 농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농업 분야의 재정 확대와 농산물 가격 및 수급 안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등 28개 농민단체들이 모인 한국농축산연합회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WTO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 규탄! 농정개혁 촉구! 전국농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과 농번기 등이 맞물리는 쉽지 않은 여건과 이날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서도 전국에서 1만여 농민들이 한 자리에 집결해 정부 정책을 규탄하고 농업 현실을 성토하는 ‘아스팔트 농사’를 지었다.  

농민들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관련해 농업 분야의 피해가 없다고 한 정부의 인식에 대해 분노를 나타내며, 정부가 미국의 통상 압력에 굴복해 별다른 대책 없이 통상·식량 주권을 내팽겨 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농업 분야 재정 확대(국가 전체예산 대비 농업 예산 비중 4% 이상 확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조성방안 제시) △공익형직불제 전면 시행(관련 예산 3조원 이상 확보, 직불금 중심 농정 실현을 위한 중장기 대책 수립)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보장 및 국내 농산물 수요 확대 방안 △농민 소득과 경영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기초농축산물에 대한 수입보장보험 확대 시행, 근본적인 수급안정대책 마련, 농작물재해보험 전면 개혁 등) △청년·후계 농업인 육성 대책 마련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범부처와 민간이 공동 참여하는 특별위원회 구성 등 6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한농연 등은 결의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믿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농업은 찬밥이었고 우리 농민은 국민이 아닌 주변인이었다”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대통령 약속도 모래성처럼 허물어 버리는 현 정부의 농업 홀대에 더는 어떠한 기대도, 어떠한 신뢰도 할 수 없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김제열 한농연 수석부회장은 “2003년 9월 농민 이경해 열사는 멕시코 칸쿤에서 ‘WTO가 농민을 다 죽일 것’이라고 외치며 산화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농업을 담보로 농민의 목숨을 WTO에 던져버렸다”며 “농사를 지어야 할 농민들을 이렇게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비를 맞고 있다. 걱정 없이 농사를 짓게 해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은 어떻게 된 것인가. 하루빨리 농업 분야의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합동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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