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우유 중국 수출 큰 폭 감소
학교 휴업·개학 늦어져
우유급식계약 체결 차질
육류 외식업체도 매출 감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여파로 우유의 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되는 등 축산물 소비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계에서는 해당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소비 감소로 축산물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우유 소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 낙농진흥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일평균 원유사용량은 4767톤으로 2019년 4868톤 보다 1.7% 감소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일평균 원유생산량이 지난해 5568톤에서 5668톤으로 1.8% 늘었지만 원유사용량이 감소하면서 일평균 잉여원유량이 901톤까지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대비 25.1%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우유 소비가 줄면서 일부 유업체의 매출액이 예년보다 30~40% 감소하는 등 유업계는 코로나19 발생에 직격탄을 받고 있다. A유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사람들의 카페 방문도 줄어들면서 국산 우유를 사용했던 스타벅스 등 카페들의 우유 소비량도 줄었다”며 “카페형 업체에 납품하는 우유 판매액이 2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B업체 관계자도 “온라인 매출이 늘었지만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3월부터 학교우유급식이 본격 진행되지만 이번 사태로 휴업 또는 개학을 연기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우유 소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월 12일 기준 개학연기 및 휴업학교 숫자는 전국 390곳에 달한다. 방학 또는 휴업 중인 유치원 227곳까지 합하면 600곳이 넘는다. 강석형 서울우유 실장은 “우유 소비 성수기는 3~5월이고 2월 말부터 학교우유급식 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개학이 미뤄지면 우유 소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명관 연세우유 팀장은 “현재는 유치원 공급량에만 영향을 받고 있지만 만약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면 매출액이 15%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백색우유의 중국 수출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김명관 팀장은 “중국 현지에서 유통하는 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내륙운송로를 통제 받으면서 우유 납품이 원활치 않다고 한다”며 “금주부터 수출되는 물량이 1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임재헌 낙농진흥회 홍보팀장은 “연세우유와 빙그레 등이 중국 수출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선박의 운항횟수가 감소하는 등 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육류 소비가 많은 외식업체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식업체는 매출액이 3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고 대형마트 등에서도 매출액이 일부 줄었다.

농협 목우촌의 운용섭 외식기획부장은 “또래오래처럼 배달이 가능한 축산물의 매출액은 5~10% 정도 늘었지만 식당형 매장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결국 식당형 매장들의 발주도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가 길어진다면 축산물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대형마트 C업체 관계자도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생필품 위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그나마 영향을 덜 받았다. 매출액은 계획 대비 90% 후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D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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