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평년보다 가격 반토막
출하율은 30% 수준 그쳐 
생산자단체 정부대책 촉구


“또 갈아엎어지는 대파, 근본적인 가격안정 대책 수립하라.”

최근 대파 가격 폭락 속에 겨울대파 주산지인 전남에서 대파 산지 폐기가 진행되며 전남도 차원의 겨울대파 수급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자단체에선 이를 넘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겨울대파 주산지 전남도 대파 수급 대책 추진=전남도에 따르면 올 겨울 대파는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한 반면, 소비는 줄어 포전거래 등 거래는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도매시장 1kg 상품가격이 평년 절반 수준인 724원까지 하락했고, 산지 유통인의 거래도 낮아 출하율이 평년 40~50% 보다 낮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 7일 매년 어려움을 겪는 겨울 대파 수급 안정을 위해 채소가격안정제사업으로 161ha에 대해 시장 격리키로 하는 등 다음달 14일까지 지역농협과 합동으로 포전 정리에 나서기로 했다.

전남도는 이후 11일엔 1차 채소안정제사업 시장격리에 이어 도 자체 농산물 가격 및 수급 안정 사업으로 30억원 상당의 198ha를 추가 시장 격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산 겨울대파 총 359ha(1만3000톤), 61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이로써 겨울대파 미출하량 일부를 포전에서 정리하고 시장 출하량을 줄여 실질적 가격 회복을 도모할 계획이다.

김경호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대책은 도가 중심이 돼 주산지 시군, 농협, 농업인 등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며 “향후에도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신속한 대응을 통해 농가 경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 촉구하는 생산자단체=겨울대파 주산지인 전남도에서의 수급 대책 추진을 넘어 생산자단체들은 대파 가격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전국마늘생산자협회·전국배추생산자협회·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대파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2020년 2월 전남의 대파 농민들은 또다시 트랙터로 대파를 갈아엎고 있다”며 “대통령이 (농산물 가격 폭락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왜 또다시 작물을 갈아엎어야만 하는가.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 있게 준비되고 있는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들은 “2월 11일 농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날, 전남에선 대파를 갈아엎었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는 현 정부 농업정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습”이라며 “정부는 당장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시급하고 엄중하게 농정당국에 요구한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의무자조금을 통한 생산자들의 농정 개입을 한 축으로 하되, 생산자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라. 이와는 별도로 겨울채소 작물 가격안정을 위한 대농민 소통기구를 구성하고 정부 정책의 시작부터 생산자인 농민과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진행하라”고 강조했다.

최상기·김경욱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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