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임준택 수협회장

[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 지난 1월 21일 새벽 임직원들과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 내 수협가락공판장을 찾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임 회장은 가락시장에 앞서 1월 20일 강서수산물도매시장, 12월 3일에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아 도매시장 유통혁신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 왔다.

산지거점유통시설 등
신규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존 도매시장 거래 체계 전환
유통개선 ‘투-트랙 전략’ 내놔

판매가의 절반 이상 유통비
산지가격 떨어지더라도
소비지 수산물 값은 그대로


취임 초기부터 “어업인도, 소비자도 불만인 수산물 유통을 바로 잡겠다”며 유통구조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취임 1년여를 맞아 산지거점유통시설과 같은 신규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존 도매시장의 거래 체계를 개선하겠다며 투-트랙 전략을 내놨다. 특히 수협노량진수산의 거래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는 임 회장은 기존 정가수의매매 방식의 거래를 경매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임준택 회장은 최근 취임 1년간의 성과와 향후 중점추진계획을 밝혔다. 그는 소득세 면제 혜택을 확대한 점,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방식을 목표기금제로 전환한 점, 노량진수산시장 불법점유 문제를 마무리 지은 점 등을 성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임기 동안 수산물유통을 혁신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임 회장은 이를 위해 투-트랙 전략을 내놓으면서 “산지거점유통센터 등과 같은 신인프라 구축사업 추진과 함께 신인프라 구축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매시장 거래방식을 경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산지 수산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면서 수산물 유통과 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고, 적게 잡히면 어업인들의 소득이 줄고 풍어가 되면 늘어난 공급량에 비해 가격하락폭이 커지면서 또 다시 어업인 수익이 줄어드는 식의 수익구조 문제가 유통구조의 비효율성과 떨어지는 투명성 때문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실제로 주요 수산물 최종판매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을 기준으로 평균 51.8%를 차지하면서 절반이 넘는 상황. 이에 대해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수산물 유통이 매우 복잡한 중간과정을 거친다는 뜻이며, 유통 경로에서 이루어지는 가격 결정 과정 또한 복잡해지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가격결정과 유통비용에 투명성이 떨어지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자본력과 유통망을 갖춘 일부에게 집중되고 수산물유통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투-트랙 전략으로 “유통기반 시설의 현대화를 통한 하드웨어 강화와 동시에 기존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해서 수산물 유통의 난맥상을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지거점유통센터와 거점형청정위판장이라는 기반시설의 확충과 수협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수도권 최대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에서의 경매 중심의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
산지거점유통센터는 속초·한림·완도금일·경주 등지에서는 완공됐고, 경인북부·강릉·보령 등지에서는 건립이 진행 중이다.

또 권역별 소비지분산물류센터도 인천과 호남권에 각각 1개소를 건립 중인데, 산지거점유통센터와 거점형청정위판장 등에서 수산물을 바로 공급받아 소비지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프라 확보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에서 당장 소비자나 어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기는 어렵다는 것. 따라서 당장 가능한 방안으로 도매시장 거래체계를 바꾸겠다는 계획.

특히 수협중앙회는 물건을 파는 쪽인 출하주와 구매하는 쪽인 시장중도매인 간에 가격을 정해놓고 거래하는 정가수의매매제도에 대해 '상대방을 특정해서 거래하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한 시장가격결정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극소수 매수자와 매도인 간에서 결정되는 가격이라는 점에서 경매에 비해 투명성이나 객관성에서 우려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자금력과 유통분산능력을 등에 업고 있는 구매자 입장에 유리하게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의 수산물 가격결정과 유통구조는 산지위판장에서 경매를 하고 이 물량을 여러 단계의 중간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라면서 “이렇게 되다보니 산지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소비지 가격은 그대로인 현상이 발생하면서 중간유통마진만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실제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수도권에서 생산·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경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면서 “올 초 노량진수산시장에 10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직출하전담팀을 구성해 고등어 등 대중어종을 대상으로 경매를 확대해 나가고 정가수의매매 물량을 대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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