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3차 생육 실측 조사 결과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대부분 지역서 생육 양호
“수급불안 해소 역부족”
추가 면적 조절·수매 목소리


2020년산 마늘·양파 생육 3차 실측 결과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육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급에 대한 농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늘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제적으로 사전면적 조절에 나섰음에도 작년보다 생산량이 더 늘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농가들은 추가적인 사전면적 조절 및 수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조사한 3차 마늘·양파 생육 실측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제주 조생종 양파는 출하가 시작됐으며, 일부 병해가 발생했으나 전반적 생육이 양호하다. 또 마늘의 경우 경남, 전남 일부에서 무름병이 발현됐으나, 조기 방제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생육지표는 마늘의 경우 경남·전남·충북·제주는 전년보다 좋고, 경북은 비슷하며, 충남은 매우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파 생육지표는 경남·경북은 전년보다 좋고, 제주는 비슷하며, 전남은 매우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량 증가로 가격 폭락 사태를 겪었던 마늘·양파 재배농가 걱정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사태를 미리 막고자 사전면적 조절에 나섰지만, 수급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마늘생산자협회 이태문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사전적으로 500ha를 갈아엎었는데, 농가들 사이에선 기온이 작년보다 높아 구가 비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한다”며 “현재 생육을 볼 때 지난해 단수를 넘어 평년 생산량보다 4만여톤이 많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기왕 농식품부가 선제적으로 사전면적 조절에 나선 만큼 추가적인 면적 조절에 나서 수급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며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마늘 재고가 제대로 소진되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수매 대책도 병행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늘생산자협회는 △2019년산 농협보유 물량 6000여톤 중 3000톤에 대한 시장격리 시행 △사전면적 조절(500ha) 초가 신청 면적(1000ha)에 대한 2차 사전면적 조절 시행 △사전적 정부 수매·비축계획 우선 발표를 농식품부에 건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 농업관측본부에선 4~5월 기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상청 자료 분석 결과 4~5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 김창수 연구원은 “현재 생육 상황이 평년보다 좋은 것은 맞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쉽게 판단하긴 어렵다”며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4월에는 저온에 잦은 비가내리는 반면 5월에는 고온에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 본격적인 비대기 기상여건이 생산량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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