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해외 항공편 중단·감편으로 인한 운송비 부담과 딸기 작황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 논산시 노성면의 수출 딸기 선별장에서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각국 입국제한
딸기 화물량 전년비 30~40% ↓
운송비 급등…“딸기보다 비싸”

농식품부 지원대책 내놨지만
대부분 수출업체에 집중
피해농가 추가대책 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편이 중단, 감편된 가운데 수출 효자품목 중 하나인 딸기가 수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딸기 농가들은 작황이 저조한데다, 항공운송비 부담도 대부분 떠안으면서 이중고를 앓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딸기 수출량은 2576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685톤) 줄어든 수치다. 딸기 수출국 ‘톱5’ 중 최대 시장인 홍콩의 경우 수출물량이 30%(351.6톤) 급감했고, 싱가포르(25%, 228.3톤), 말레이시아(26%, 70.3톤), 베트남(15%, 46.6톤)도 수출량이 줄었다. 지난해 관세가 40%에서 5%로 크게 인하된 태국만 수출량을 유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입국제한조치로 인해 1대 당 20톤 가량 화물을 선적할 수 있는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딸기 수출물량이 크게 하락했다. 실제로 수출업계에 따르면 항공편에 선적할 수 있는 딸기 화물량은 전년 대비 30~4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운송비는 큰 폭으로 올랐다. 홍콩의 경우 대한항공의 여객·화물기 운송비가 3월 1일 이전엔 1kg당 740원이었으나 3월 11일부터 1740원으로 변경됐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행 운송비도 기존 1590원에서 3월 16일 4740원으로 급등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딸기는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상 전량 항공 수출이 이뤄져 왔는데, 3월 1일을 시작으로 5일, 9일, 11일, 16일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항공운송비가 급등해 딸기보다 운송비가 더 비싼 지경”이라며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만큼 운송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해외 바이어, 농가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재표 탑프루트(주) 대표도 “딸기는 3월에 수출이 가장 많이 되는데, 하필 이 시기에 수출여건이 악화돼 작년보다 수출량이 20% 줄었다”며 “동남아 10개국에 수출해 왔는데, 현재는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수출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항공물류비 예산을 기존 412억원에서 446억원으로 증액하고 항공편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 수출을 확대하는 등 관련 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대책이 수출업체에 집중되면서 딸기 농가를 위한 추가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딸기 생산량이 감소한 만큼, 수출단가가 높게 책정돼야 하지만 운송비 인상으로 인해 평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농가가 대부분의 손실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딸기 수출 선별기준을 강화해 13g(기존 10g) 이상인 딸기만 수출을 진행하는 등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문수호 수곡덕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딸기는 평년 기준 3월이면 1kg당 1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는 1kg당 825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농가들이 사실상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며 “매향은 수출만 가능한 탓에 해외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음에도 농가 지원이 전무한 상황으로, 생산농가 지원을 늘려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가지원에 있어선 소위 ‘비급’ 딸기를 수매해 잼과 같은 가공식품으로 만들고 해외에 진출한 프렌차이즈 업체에 수출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농가들이 딸기 수출통합조직을 통해 공항 면세점 등으로 딸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함과 동시에 재배기술을 보급해 수확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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