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1kg 2000원…농가 반발
23일 이전에 재심의키로
정부 5만톤 시장격리 등
가격 반등 여지 있지만
어두운 전망만 앞서 우려도


2020년산 마늘 초도 물량인 제주산 마늘 수매가가 ‘1kg에 2000원’으로 상당히 낮게 책정돼 농가들이 반발, 결국 다시 논의키로 했다. 마늘업계에선 정부의 5만톤 시장 격리와 올해산 마늘 후반기 생육이 썩 좋지 않은 등 마늘 가격 반등 여지도 충분하다고 보며, 최근 형성되고 있는 저가의 마늘 가격 흐름에 대한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주지역 마늘 주산지 농협 조합장으로 구성된 마늘제주협의회는 지난 15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올해산 마늘 수매가를 상품 기준 1kg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마늘제주협의회는 지난해 1kg당 3000원에 수매한 마늘을 2085원에 판매해 손실 규모가 크고, 지난해 비계약 물량 수매 등으로 적립한 채소수급사업 적립금이 대부분 소진돼 올해 적자가 발생할 경우 조합 경영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농가들이 18일 기자회견을 열며 즉각 반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수매단가 2300원, 지난해 결정된 계약단가 2500원보다 낮게 결정됐기 때문. 올해보다 재배면적이 컸던 지난해 마늘 수매가는 3000원이었다.

제주마늘생산자협회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존 계약단가 역시 생산비에 미치지 못해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왔는데 지역마늘생산 조합장들이 어처구니없는 가격결정을 내렸다”며 “제주마늘협의회 조합장들은 농민들에게 사과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수매가를 철회하는 등 원천무효화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마늘 가격은 전국 5대 거대상인들에게 오로지 납품하기 위해 구걸하다시피 낮은 가격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제주마늘협의회 농협 조합장 사과 △가격결정 완천무효화 △마늘 생산비 가격 보장 △제주 국회의원의 정부차원 대책 마련 △제주도 자구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농가 반발이 거세지자 18일 기자회견 후 마늘제주협의회 이창철 대정농협조합장, 현승종 함덕농협조합장, 변대근 제주지역본부장 등 10명과 박태환 제주마늘생산자협회 회장 등 농가 20명은 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가 관련 면담을 갖고 수매가 시작 되는 오는 23일 이전 마늘제주협의회를 재소집, 농가 의견을 반영한 올해산 마늘 수매가 재심의를 진행키로 했다.

하지만 재심의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가는 농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워낙 올해산 마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난립하고, 재심의에 앞서 1kg당 2000원이라는 한 차례 결정된 수매가가 있기 때문. 여기에 2300원의 정부 수매가도 가격 기준 하한선이 아닌 상한선으로 자리 잡히고 있는 것도 수매가 인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1차 결정된 제주산 마늘 수매가 등 최근 형성되고 있는 마늘 가격대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마늘은 깐마늘까지 유통되는 거래 특성상 농가들에겐 초반 산지 가격이 중요한 데 정부의 5만톤 시장격리와 생육 후반기 작황 악화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은 무시한 채 어두운 전망만이 난무, 마늘 초반 시세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재남·김경욱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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