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농산물 가격에 유통비용 거품이 포함된다는 의혹과 함께 생산자와 소비자간 불신이 고조돼 농산물 가격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를 비롯한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의 농민단체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농민들은 봄철 냉해에다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에 의한 농산물 소비 위축으로 농산물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인 가격보상을 통해 농민들의 생활을 보장해 주어야한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농민들의 목소리를 실은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인터넷 관련 기사에는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댓글 내용은 농민들은 생산비를 건지지 못할 만큼 농산물 가격이 낮다며 거리에 나서 가격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는데 반해 소비자인 자신들은 마트에서 구매하는 농산물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감자 100g 가격은 489원이었다. 이에 반해 상품가치가 가장 높은 200g∼230g 크기의 감자는 한 개 1000원을 훌쩍 넘었다. 주부들은 감자 4∼5개 정도 들은 한 봉지 가격이 5000원을 넘으니 장보기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감자를 비롯한 대부분 농산물의 현지 생산자 가격은 낮은데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중간 과정에서의 유통비용이 증가하는데 있다. 감자 유통은 생산 이후 세척을 거쳐 도매시장으로 운송돼 경매와 재포장 및 대형마트 선별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소비자들은 농산물에 대한 과도한 포장도 소비자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애호박의 경우 1개씩 비닐로 낱개 포장을 하거나 아니면 2~3개씩 포장하는 등 과도한 포장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의 농산물 구매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농협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이성희 회장을 비롯한 농협 자회사 대표이사 및 대의원 조합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2025’를 선포했다. 향후 농산물 유통 대변화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웃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결국 과도한 농산물 포장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가격만 인상시키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격 체감 격차를 줄여야 수입농산물 시장으로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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