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권 대표 로컬푸드 매장으로 우뚝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철저히 농업인 수익 증진에 올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욱 천북농협 계장, 생산자 박영호 씨, 문달용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지점장, 소비자 홍성이 씨, 최은희 천북농협 계장.

안전하고 맛도 좋으면서 가격까지 합리적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제 로컬푸드 매장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로컬푸드 전문 매장은 물론 일반 마트에서도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로컬푸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로컬푸드 매장은 주가 아닌 객인 경우가 많다.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위 구색 상품 식으로 로컬푸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 하지만 경북 경주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숍인숍 형태를 띠면서도 로컬푸드를 주로 올려놓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로컬푸드를 중심에 뒀고, 매출 신장 역시 로컬푸드가 이끌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성장
올 하루 매출 평균 2352만원
방문 고객도 900여명 달해

다양한 농업인 우대사업 진행
출하약정 농업인 425명
질 좋은 농산물 더 풍성하게

◆로컬푸드가 주인 숍인숍 매장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신라 천년고도 경주시 관내 처음으로 생긴 로컬푸드 매장으로 2017년 7월 개장했다. 경상권에선 로컬푸드 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을 때 천북농협은 ‘농업인 실익 증대’를 위해 로컬푸드직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경주를 넘어 경남·북 로컬푸드 매출 1위에 올라 있는 등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로컬푸드에 있어선 불모지였던 경상권의 대표 로컬푸드 매장으로 발돋움했다. 그 중심엔 철저히 ‘로컬푸드’만을 염두에 둔 천북농협의 의지가 있었다.

이재욱 천북농협 계장은 “설립 당시 주변에선 로컬푸드 매장이 될까라는 회의가 많았지만 우리는 로컬푸드가 농업인 실익 증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며 “로컬푸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지리적으론 부산, 경주, 울산, 포항을 이어줘 교통량이 많은 7번국도 옆에 위치했고, 설립 당시엔 로컬푸드의 최대 장점이 ‘제철’이라고 판단, 포도·딸기 데이 등 제철 농산물 행사를 진행하며 고객들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계장은 “이후 농산물 수확, 한과·와인을 비롯한 가공품 체험 행사 등 소비자 체험 행사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 교류를 확대했다”며 “숍인숍 형태의 로컬푸드 매장 다수가 로컬푸드를 구색으로 갖춘 것에 비해 우리는 처음 설립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로컬푸드를 중심에 두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2017년 설립 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872만여 원이었던 2017년 일 평균 매출이 2018년엔 1078만여 원, 2019년엔 1651만여 원, 올해 들어선 2352만여 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1일 평균 고객 수도 403명, 508명, 739명, 902명 등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매출액 중 로컬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기준 65.7%에 이르는 등 로컬푸드가 매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 홍성이 씨는 “천북농협 주부대학에 다니며 천북농협에서 로컬푸드직매장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일 수확한 농산물이 올라와 신선한데다 가격이 저렴하니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제는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해 같이 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인 실익 증대 실현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농업인 실익 증대’라는 출범 당시 취지대로 철저히 농업인이 주인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농업인 우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 사업들이 고스란히 로컬푸드직매장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채소 종자 환원사업’이다. 농협 교육지원사업비로 농가들에 다양한 종자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해당 채소 품목만 47개에 달한다. 또 경주시, 농협중앙회 등과 손잡고 하우스 설치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하우스 지원사업으로 겨울철에도 싱싱한 농산물이 자라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로컬푸드직매장에 다양한 상품 진열, 연중 출하 시스템 정착 등 로컬푸드직매장이 풍성해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문달용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지점장은 “출하자 교육을 통해 질 좋은 농산물이 출하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출하 농업인들이 어떻게 하면 질 좋은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나 같이 고민하고, 그런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로컬푸드직매장 발전과도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출하 약정 농업인은 425명으로 자연스레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출하 농가들의 반응도 좋다.

4년 전 귀향해 농사를 짓고 있는 박영호 씨는 “부산에서 학원업을 하다 4년 전 귀향 후 아로니아 농사를 지었고, 이제는 채소까지 품목을 넓혔다. 천북농협이 하우스 시설 재배 지원 사업, 퇴비 공급 사업 등 다양한 농가 우대 사업을 해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하우스 2동을 더 지어 오이, 부추 농사에도 도전할 계획인데 이 역시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 있기에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천북농협 로컬푸드직매장 2층엔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엔 식당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1층 직매장엔 로컬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이 식당과 카페 운영도 결국엔 농가들에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재욱 계장은 “거의 모든 물량을 당일 판매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물량도 있다. 이들 물량은 현재 기부를 하고 있는데 앞으론 기부 이외에도 2층 식당에 식자재로 공급할 계획으로 그렇게 되면 농가 수익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리라 판단했다”며 “현재 운영하는 로컬카페도 비상품 딸기를 활용해 생딸기주스를 만드는 등 농가의 또 다른 부수익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달용 지점장은 “로컬푸드직매장의 존재 이유는 설립 당시부터 앞으로도 계속해서 농업인 실익 증진”이라며 “정부에서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은 것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앞으로도 농업인과 소통하며 경상권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로컬푸드직매장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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