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거창군 거창읍 김탑 씨의 사과과수원을 찾은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개화기 저온피해 자연재해 후유증이 극심한 거창사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과 등 1919농가 큰 피해
재난지원금 37억 편성됐지만
농작물재해보험 보장률 줄어
피해복구 막막…개선 촉구 


경남 거창사과가 개화기 잇따라 급습한 이상저온으로 꽃눈 냉해 후유증이 심각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이 제구실을 못하는 등 농가 애로사항이 커 개선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거창군은 지난 4월 발생한 농작물 저온피해에 대해 4월 23일부터 5월 29일까지 정밀조사 및 NDMS(재난관리업무포털) 전산시스템 입력을 마치고, 예비비를 긴급 편성해 국비 교부 전에 농업인에게 농업재해 재난지원금을 6월 중으로 선지급한다.

정밀조사결과 거창군에는 과수 1607.5ha를 비롯해 1644ha의 농작물 저온피해가 집계됐다. 1919농가에 36억8900만원의 농업재해 재난지원금이 지원될 전망이다. 거창군의 저온피해 농가 대부분이 사과농가다. 거창군 사과주산지 과수원 7곳에 설치된 농업기상관측시스템(AWS)의 자동관측결과 전국적 피해가 컸던 4월 5일, 6일, 9일에 이어 거창군에는 14일, 15일, 24일에도 영하 3~4.5℃까지 여러 차례 기온이 떨어졌다. 이에 정상상품과 생산과 직결되는 중심꽃이 얼어 죽는 피해가 속출해 착과에 치명타를 안겼다.

대다수 사과농가들은 농업재해 재난지원금으로 피해복구가 턱없이 어려워 농작물재해보험에 희망을 걸고 있으나, 비현실적 착과수 산정방식과 낮아진 보장률로 인해 근심이 깊다. 늦게 나온 겨드랑이꽃눈에서 얻은 열매는 상품성이 없어도 이듬해 작황 악영향 최소화를 위한 수세관리 차원에서 달아놓고 있는데, 정상과처럼 착과수 산정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80%였던 적과전 봄동상해 보장률이 50%로 하향 조정되는 보험약관 개정이 지난해 이뤄져 올해부터 적용됐다. 70% 보장 상품도 있으나 ‘최근 3년 연속 보험가입 과수원으로 3년간 적과전사고로 보험금 지급이 없는 경우’로 한정돼 가입농가가 매우 적다.

올해 거창사과 과수원은 수확이 가능한 성과수를 기준으로 1644ha(1948농가) 중에서 1184ha(1261농가)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돼 있다. 72%의 가입률이다. 이중 70% 보장상품 가입률은 약 30%(357ha)에 불과하다. 무려 45%(533ha)가 가입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50% 보장상품에 가입했다. 적과 전 봄동상해가 올해부터 주 계약상품이 됐지만, 보장률이 이렇게 낮다보니 25%(294ha)는 적과이전 자연재해 ‘무보장’ 보험을 택했다.

이에 구인모 거창군수는 지난 6월 2일 거창읍 가지리 김탑 씨의 사과과수원을 찾은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게 이와 같은 실정을 토로했다.

구인모 군수는 “올해 유난히 봄철 이상저온 기간이 길어 개화기를 맞은 사과과수원의 피해가 컸다”며 현실과 괴리된 농작물재해보험의 조속한 개선(착과수 산정방식 변경, 봄동상해 보장률 상향조정)과 거창사과 50% 공선 물류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

김탑 씨도 “저온피해로 착과수가 평년의 30%정도밖에 안 된다”며 “이런 경우는 내년 꽃눈확보를 위해서는 상품성 없는 열매라도 달아서 수세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정상과처럼 취급하는 착과수 선정방식이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거창=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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