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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미래, 우리는 청년여성농업인 <19> 전남 고흥 정혜은

  • 기사승인 2020.06.23 14:53
  • 신문 3212호(2020.06.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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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확기 일할 사람 없어…인력 문제 해결해야”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정혜은 씨는 전남 고흥군 점암면 천학리에서 김장채소류를 재배해 소비자에게 온라인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1만3223㎡ 규모의 농장에서
열무·쪽파 등 열 가지 이상 재배
봄부터 정성껏 키운 고추
수확할 일손 없어 입 바짝 말라

노동의 대가 더 인정받기 위해
농산물 90% 이상 인터넷 판매
상품 후기도 빨라 바로 재정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 2억
하루 빨리 빚 청산하는 게 꿈


“곧 고추 수확기인데 일할 사람이 없는 게 요즘 가장 큰 걱정이에요. 인력 문제만 해결돼도 농사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점점 지쳐가네요.”

전남 고흥군 점암면 천학리에서 김장채소류를 재배해 판매하고 있는 정혜은(28) 씨는 요즘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이다. 봄부터 정성껏 키운 고추의 수확시기가 다가오는데 수확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총 1만3223m2(4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한 명과 열무와 쪽파, 양파와 마늘, 고추와 배추, 갓 등 열 가지가 넘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정혜은 씨에 따르면 농촌의 부족 현상은 고질적인 문제였다. 농촌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며 할머니들도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정식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늘 신청을 하지만 배정되는 일은 드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초 코로나 19까지 발생하자 지역에 조금이나마 있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도 본국으로 귀환해 인력을 구할 방법이 아예 끊긴 상황이다. 

그는 “취업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는 거의 배정이 힘든 상황이고,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기존에 하루 일당이 8만원이었는데 이제는 12만원을 불러도 사람이 없어서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수도권도 인력을 구하기 힘들지만 도서산간 지역은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인력을 구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주말에 농장일을 도와주지만 언제까지 가족들의 도움만 바라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코로나 19 이후 농업·농촌의 고질적인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할 사람이 없더라도 정성들여 키운 작물들을 폐기할 수 없는 까닭에 정혜은 씨는 자는 시간 빼고는 농장에서 대부분을 지낸다. 비단 요즘뿐만 아니라 1년 내내 그러하다.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까닭에 1년 내내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인력이 더욱 귀하다. 

그는 12월부터 2월까지 고흥의 특산품인 유자와 생강을 가공해 청을 만든다. 2월부터 3월엔 풋마늘을 수확하고, 3~4월엔 쪽파 수확과 고추와 생강의 정식 준비를 한다. 5월에 정식을 마치면 6~7월엔 고추 수확을 준비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 11월까지 건조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 

그가 1년 내내 정성껏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은 90%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나머지 10%는 지역마트에 직거래로 납품을 하고 있다. 그가 농산물을 공판장에 출하하지 않고 직거래를 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노동의 대가를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고, 소비자의 반응을 빨리 파악해 상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판매의 경우 판매가 이뤄진 이후 상품 후기가 빨리 달리는데 소비자의 불만을 빠르게 받아들여 상품을 재정비하면 매출로 바로 이어진다는 게 정혜은 씨의 설명이다. 

정혜은 씨는 “예전에는 풋마늘을 그대로 판매했는데 핵가족화 되며 손질을 한 마늘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점점 증가해 깐마늘로 판매했더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소비자의 쓴소리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이 부분을 개선하면 실망했던 소비자들도 다시 상품을 찾는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단기 계획은 1차 생산을 조금씩 줄이고 2차 가공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농사짓는 일을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홀로 농사를 짓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혜은 씨는 고흥의 특산품인 생강을 즙 형태로 가공해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특히 도서산간 지역은 인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김장채소류의 재배를 줄이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생강이나 작약을 재배하면서 2차 가공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장기 계획은 농업에 뛰어들며 생긴 부채를 하루빨리 갚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5년에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돼 2억원의 자금을 정부로부터 빌렸다. 해당 자금이 3년 거치 7년 상황인 까닭에 몇 년 전부터 이자와 함께 대출원금을 갚아나가고 있다. 인력이 부족해 농사 규모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다보니 1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빚을 갚고 나면 주머니에 남는 게 없어 또 대출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벌어지기 때문에 하루빨리 빚을 청산하고 싶다는 게 정혜은 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혜은 씨는 “1년 내내 열심히 농사를 지어 빚을 갚고 나면 수익이 마이너스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빚을 청산해 온전한 수입을 얻는 게 장기적인 꿈”이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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