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낙농육우협회 촉구 성명
일부 악의적 언론 보도에 반발
원유가격 연동제 준수 등 주문


원유기본가격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유업체들의 유제품별 생산원가 및 손익현황 공개와 함께 원유가격 협상장에 유업체 대표가 나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유업체가 원유기본가격 협상을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을 통해 낙농가들을 악의적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원유기본가격에 대한 논의를 위해 회의가 예정된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앞두고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유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배포했고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를 두고 유업계가 협상에서 유리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소비자단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 낙농육우협회의 성명서에 따르면 사료비가 우유 생산비의 54.1%(2019년 기준)에 달하고 사료 원료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농가가 사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또 원유가격이 낮은 선진국의 낙농가들은 헬퍼제도를 포함한 사회보장제도, 우유의 가공·수출 등에 따른 정부 지원, 높은 농외소득 등을 갖춘 상황에서 단순히 선진국과의 원유가격만을 비교해 낙농가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업계가 백색시유 부문이 수년간 적자이고 최근 연간 800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해 원유기본가격 인하까지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낙농육우협회는 “흰우유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는 기능성 우유와 흰 우유를 제외한 유가공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2~3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유업체들은 값싼 수입 원료까지 사용해 부가이득을 높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우유 팔아서 돈이 안 된다면 제품군별 생산원가와 손익현황을 공개하고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규정과 원칙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원유가격 동결 내지 인하까지 주장하는 것은 몰염치하다”고 비판했다.

낙농육우협회는 협상 방식을 선진화하기 위해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원유가격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만약 유업체들의 주장대로 단순 시장논리에 의해 원유가격을 조정한다면 낙농 특수성으로 인해 무너진 생산기반을 재구축하기까지 막대한 투자와 노력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란 것. 낙농 선진국들이 원유수급을 전적으로 시장원리에 맡기지 않고 재정을 투입해 수급을 조절하는 등 시장의 약점을 보완하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원유가격연동제는 낙농가와 유업체 간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현재 생산제한 정책인 쿼터제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공협회가 원유증산을 목적으로 2013년도에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질타했다. 또 “규정과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유업계가 이를 무시하고 협상 테이블 밖에서 낙농가를 비난하는 것은 협상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유업계는 낙농가에 대한 편향적인 시선을 외부에 조장할 것이 아니라 낙농진흥회 규정에 따른 협상 당사자인 유업계 대표가 협상장에 직접 나와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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