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사과·배 생산량 감소 전망에
일부 가격 급등 호들갑 ‘눈살’


올해산 사과·배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고되며 ‘추석 과일물가 불안’ 등 올 시즌 사과·배 가격에 대한 우려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날씨’, ‘늦은 추석’ 등 앞으로 있을 여러 시나리오 속에 극단적인 가격 전망을 자제해야 한다고 과일업계에선 당부하고 있다. 정부도 수확기로 갈수록 예측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하며 늦은 추석과 맞물려 수확 전 소비·가격 동향을 살펴보며 대책을 점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3일, 7월 과일관측을 통해 2020년산 주요 과일 생산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사과·배 모두 재배면적 감소치보다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고됐다. 

이 중 2020년산 사과 생산량은 저온 피해로 지난해 대비 8.3%, 평년과 비교해선 11.2% 줄어든 49만600여톤으로 조사됐다.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4.1%, 4.7% 감소에 그쳤지만 저온 피해로 인한 단수 감소가 올해 사과 생산량 예측치를 낮춰놓았다. 

배의 경우 사과보다 생산량 감소 폭이 더 컸다. 올해 재배면적은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5.4%, 15.7% 줄어들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여기에 저온 피해, 병해충 발생 등으로 단수도 급감했다. 이에 올해산 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2.4%, 평년과 비교해선 33.5% 감소한 15만7700여톤으로 추정됐다. 

이런 동향과 맞물려 벌써부터 이번 시즌에 ‘사과·배 금값 되나’, ‘추석 과일물가 불안’ 등 때 이른 사과·배 가격 전망에 대한 언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선 여름철 태풍 등의 변수 없이 평년 기상을 전제로 하면 이번 조사 결과보다는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수확기가 다가올수록 여름철 작황이 개선되는 등으로 생산량 예측 감소 폭이 줄어들기 때문. 실제 지난해 사과 생산량 조사 결과 7월엔 평년 대비 5.5% 감소할 것으로 나왔지만 수확이 마무리 된 12월엔 4.5% 감소로 바뀌었다. 배는 이와 달랐지만 배의 경우 지난해 이례적으로 연이은 가을 태풍으로 낙과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태풍 등의 변수가 없이 대체로 평년 기상을 보이면 수확기로 갈수록 감소 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 

특히 사과·배 농가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추석을 보면 9월 13일로 추석이 일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 추석은 10월 1일로 늦은 편이다. 사과·배 성수기인 추석 대목에 사과는 중생종까지, 배는 거의 모든 품종 수확을 여유 있게 맞출 수 있다는 의미. 이에 때 이른 사과·배 가격 전망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노수정 연구원은 “배의 경우 현재 생산량 예측은 착과 수(봉지 수)를 기준으로 하는데 착과 자체가 줄어들면 과 비대는 커지는 등 생산량은 변동될 수 있다”며 “더욱이 벌써부터 가격이 급등할 것 같다는 등의 너무 자극적인 예측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추석도 늦어 지금부터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윤석중 사무관은 “보통 수확기가 다가올수록 생산량 예측 감소 폭이 줄어들며, 평년 날씨만 유지된다면 올해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여기에 추석도 늦어 생산량이 감소해도 수급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이 낮게 예상되는 상황도 아니고) 미리 대책을 세우기보다 수확기를 앞두고 가격 추이를 보며 수급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