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 강동길 씨(오른쪽 첫번째)가 신정호 조합장(왼쪽 첫 번째) 등과 금산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청양고추가 담긴 상자 더미를 특허품 ‘미러라’로 손쉽게 들어 옮기는 시연을 보이고 있다.
▲ 강동길 씨(오른쪽 첫번째)가 신정호 조합장(왼쪽 첫 번째) 등과 금산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청양고추가 담긴 상자 더미를 특허품 ‘미러라’로 손쉽게 들어 옮기는 시연을 보이고 있다.

경남 진주 강동길 씨
리프트장치 구비 이동대차 발명
경량, 도입비용도 저렴 주목


농수산물이 담겨진 무거운 상자를 손쉽게 운반할 수 있는 장치를 경남 진주의 젊은 농민이 발명해 주목받고 있다. ‘리프트장치를 구비한 상자 이동대차’로 특허를 받은 강동길 씨다.

진주시 금산농협(조합장 신정호)은 청양고추(매운고추)와 녹광(단고추) 등을 선별하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최근 ‘리프트장치를 구비한 상자 무동력 이동대차’인 ‘미러라’를 도입했다.


고추를 가득 담은 플라스틱 컨테이너는 보통 4층으로 쌓아 제법 무겁다. 기존에는 남성 작업자가 하부 컨테이너에 고리를 걸어 바닥 위로 끌며 힘겹게 이동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미러라’를 활용해 여성 작업자도 손쉽게 들고, 밀어서 편리하게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미러라’는 이곳 금산면에서 약 3960㎡(1200평)의 비닐하우스로 11년째 고추농사를 지어온 농업인 강동길(45) 씨의 발명품이다. 허리 부상을 겪은 강 씨가 손수 발명해 특허를 획득했고, 맞춤형 제작으로 농업현장에 공급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강동길 씨는 “수확한 농작물을 일차적으로 사각형의 플라스틱 상자에 담는 농가가 많은데, 농산물이 가득 담긴 상자는 상당한 무게를 가진다. 들어올리기 힘들뿐만 아니라, 이동이 쉽지 않다. 이에 많은 노동력이 수반되고, 종종 부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라며 “좁은 공간에서 운반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은데, 부피가 작아 지게차를 사용하기엔 마땅하지 않다”고 농업현장의 애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과일 채소류 박스 하우징 운반구’나 ‘농업용 컨테이너박스 운반장치’ 등이 개발됐지만, 엔진이나 모터 등의 구동력을 이용하기에 자체 중량이 크고 전력 손실이 있다. 

특히 바닥에 있는 상자를 승강수단까지 들어 올려줘야 하는 불편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제조단가도 높아 저렴하게 보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에 강 씨가 발명한 ‘미러라’는 경량이고, 무동력이며, 도입 비용이 저렴하다. 길이가 긴 핸드 바가 지렛대 기능을 수행하면서 바닥에 놓인 무거운 상자를 쉽게 들어 올리고, 네 개의 작은 바퀴가 달린 운반 카트로 신속하게 옮길 수 있어 작업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플라스틱 컨테이너 크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크기의 ‘미러라’가 주문 제작돼 공급되기에 농산물은 물론, 수산물의 운반까지 다양한 분야의 활용이 기대된다.

강동길 씨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무동력 리프트장치와 바퀴장착 운반카트를 일체화시킨 발명품 ‘미러라’로 무거운 상자를 매우 손쉽게 들어 나를 수 있다”며 “장정이 하던 힘겨운 작업을 여성농어업인들도 부상 염려 없이 손쉽게 해낼 수 있게 됐다”고 피력했다.

강 씨를 응원해온 신정호 진주 금산농협 조합장은 “40대의 젊은 농부가 과거 중장비를 다루며 축적한 기술과 끈질긴 집념을 발휘해 농업현장의 어려움을 개선시킬 농작업 편의장비를 세 개나 발명했다”며 “조속한 농가 보급으로 이어져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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