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극복 현장|금오농장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올해 새롭게 순환냉방 방식의 냉방장치를 설치한 분만사에서 여름철 양돈장 폭염 피해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현 대표. 이 대표는 냉방장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부 온도 25℃로 유지
MSY 19~20→22마리로
폐사 한 마리도 없이
여름철 교배도 제대로

분만사는 더 세심한 관리
순환 냉방 가능한 제품 사용
난방·제습기능도 갖춰 만족


무더운 여름철, 온도계의 숫자가 높아질수록 양돈 농가의 걱정도 늘어간다. 생산성 저하, 폐사 등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농장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역대 최대 수준의 폭염으로 불렸던 2018년 여름에는 전국 양돈장 곳곳에서 더위에 견디다 못한 돼지가 쓰러져 나갔다. 올해도 2018년에 버금가는 더위가 예상되면서 돼지의 고온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한 양돈 농가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여러 가지 고온 스트레스 예방법 가운데 정부에서도 권장하는 것이 냉방장치 설치를 통한 온도 조절 방안. 충남 서산시 고북면 금오농장의 이정현 대표도 2018년 폭염 피해를 겪으면서 냉방장치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양돈 농가다. 이정현 대표가 올해는 어떻게 폭염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지 그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한 발 빠른 농장 관리=모돈 170마리, 상시 사육 2000마리 규모의 금오농장은 비육사, 분만사 등 돈사 11개 동을 갖춘 곳이다. 생산단계에서는 아직 생소했던 2010년, 일찌감치 HACCP 인증을 획득했을 만큼 좋은 환경에서 돼지를 사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방역과 소독 등 기본적인 관리에 충실할 뿐 돼지를 사육하면서 사료 외에 특별하게 보조 약품을 사용하는 것도 없다. 이정현 대표는 “HACCP을 도입하면서 불필요해 보이는 보조제 급여를 중단해 농장 관리를 단순화 시켰다”며 “대신 분만실 관리는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오농장에선 분뇨 관리도 내부에 사육 규모보다 큰 밀폐형 퇴비장을 확보, 전량 액비화 처리하며 분뇨로 인한 부담을 덜고 있다. 또 악취 발생을 최소화하는 악취 저감 시설도 설치해 양돈장 악취 민원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조금씩 불만을 나타내던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먼저 악취 저감 시설 설치를 약속하고 실행에 옮긴 후로는 악취 민원이 한 건도 없었다”며 “무허가축사 적법화도 이미 2018년에 모두 마무리하는 등 양돈장 관리에 있어서는 한 박자 빠르게 대응하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무더위에는 냉방장치가 ‘필수’=돼지는 돈사 내 온도가 높아지면 체내 대사열로 인해 식욕이 저하되고, 사료 섭취량도 감소하게 된다. 어미돼지의 경우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대사교란으로 수태율이 10% 이상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고온 스트레스는 또한 어미돼지의 젖 생산을 줄어들게 해 새끼돼지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피해 예방은 이정현 대표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이 대표도 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2018년 여름에는 모돈 4마리를 잃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정현 대표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과감하게 선택했던 게 돈사 내 냉방장치 설치다. 이정현 대표는 “효능에 대한 의구심과 전기세 부담 때문에 냉방장치 설치를 망설이는 농가가 있는데 무더위로 인한 증체율 저하 및 사료비 증가와 유사산 피해, 수태율 감소 부분을 고려하면 냉방장치 설치가 가져오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언급했다.

냉방장치를 활용해 폭염의 날씨에도 돈사 내부 온도를 25℃ 수준으로 유지한 결과는 곧바로 생산성에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는 폐사가 1마리도 발생하지 않았고 생산 성적도 냉방장치 설치 전 MSY 19~20마리 수준에서 MSY 22마리까지 향상됐다. 특히 성수기 돼지 출하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여름철 교배(종부)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정현 대표는 “여름 교배는 이듬해 성수기 돼지 출하 가능 물량을 좌우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선 소득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며 “냉방장치는 여름철 교배가 제대로 이뤄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냉방장치의 효과를 체감한 이정현 대표는 올해 보다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분만사 시설에 변화를 줬다. 기존의 냉방장치를 철거하고, 돈사 내부에 냉기를 고르게 전달하는 순환냉방 방식을 사용해 냉방 효과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으로 교체한 것. 이정현 대표는 “올해 새롭게 도입한 장치는 ㈜시스웍스에서 생산·판매 중인 제품으로, 냉방은 물론 난방과 제습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데다, 암모니아 가스 등 부식에 취약한 돈사 환경을 고려해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고강도 강판을 사용한 제품”이라며 “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아 농가 입장에서 사후관리가 수월한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에 대한 이정현 대표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이 대표는 “양돈 농가에게 냉방장치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앞으로 올해 새로 도입한 냉방장치로 계속 교체해 나가는 등 여름에도 좋은 사육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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