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중남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농경지 침수 피해 등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한 인삼밭이 물에 잠긴 모습.

충청·전라권 농경지 침수
복숭아·포도·수박 등 
일조량 부족에 생육 악화
품위 저하·출하 차질 우려


최근 중남부 지역에 집중된 강한 비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산지 생육·출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복숭아, 포도, 수박 등 본격 수확기를 맞은 제철 산지와 시장에선 출하에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27~31일 전국 곳곳에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며 강한 비가 쏟아졌다. 특히 충청과 전라권에 많은 비가 집중됐다. 

전북의 경우 7월 28~31일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시군별로는 진안군 249mm를 비롯해 완주군 226.7mm, 전주시 197.5mm, 남원시 185.9mm, 장수군 175.3mm 등 대부분 지역에서 200mm 안팎의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전북도는 31일 오전 11시 기준 도내 13개 시군에서 285.22ha에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충남도 31일 오전 7시 기준 평균 도내 강수량이 98.1mm에 달하며 6개 시군 192농가에서 61.7ha의 침수 피해를 보았다. 전남 역시 30일 오후 현재 도내 378ha의 벼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비 피해는 농경지 침수 피해를 넘어 수확·출하 과정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제철 맞은 과일 산지에선 일조량 부족 호소 등 생육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최근의 집중호우와 흐린 날로 일조량이 상당히 안 좋아 당도가 1~2브릭스 내려갔다. 가온 하우스에선 포도가 7월 적기 출하되고 수출도 해야 하는데 맛이 안 나와 극소량만 수확되고 있다”며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열과 현상도 우려될뿐더러 홍수 출하될 경우 가격이 폭락할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참외가 이번 비와 함께 사실상 출하가 종료되고, 수박 역시 소비와 품위 지지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과채 시장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도매시장에선 비품 출하를 자제해야 ‘물량이 줄었는데 시세도 폭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하고 있다. 

고길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사는 “복숭아, 포도 등 제철과일은 물론 과채류도 비로 인해 수박이 당도와 소비를 유지하기 어렵고, 참외는 출하가 예년보다 빨리 마무리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오늘(31일) 정부 과일 관측회의를 가는데 이런 산지와 시장 우려 상황을 전하려 한다”고 밝혔다. 

고 이사는 “대다수 제철 품목들이 집중호우로 현재 시장 반입 물량이 많이 없는 편인데 여기에 상품성마저 떨어지면 물량은 없는 상태에 시세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갈 수 있다”며 “산지에서 어려움이 크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선별 출하가 돼야한다. 정부에서도 비품은 가공으로 유도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월 30일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장마철 호우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계속된 장마로 인한 농작물 침수, 일조량 부족 등의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품목별 생육 상황을 철저히 관리해줄 것을 당부하며, 농식품부 실국장급 간부들이 피해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향후 필요 조치를 준비토록 지시했다. 

이와 관련 강승규 농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서기관은 “장마가 지속되고 있고 침수와 물 빠짐이 이어져 장마가 끝난 뒤 20일 정도 공식적인 조사 기간을 두고 피해 상황을 집계,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전북·전남=윤광진·양민철·최상기,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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