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AI 대비 심포지엄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중국·몽골 등 주변국 발생 증가
야생조류 통해 들어올 가능성
9월부터 사전방역 강화하고
가금농가 농장 출입 등 제한해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0년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대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최근 들어 중국, 몽골 등 주변국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증가해 올 겨울 국내 AI 유입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사전 방역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0년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대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는 해외 AI 발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AI 유입 예방을 위해 학계 및 현장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축산·방역 관계자,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 2018년 이후 국내에서는 발생이 멈춘 AI의 국내 재발생 가능성 여부였다. AI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국제적으로 올해 AI 발생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올해 겨울 국내 AI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송창선 교수에 따르면 올해 해외 AI 발생이 2019년 대비 3.2배가량 증가했다. 그 중에서 유럽 지역의 발생은 33배나 늘었고, 우리나라와 인접한 아시아 지역의 AI 발생도 2.5배 증가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68건, 중국 5건, 베트남 54건, 몽골 2건 등 5개국에서 130건의 AI 발생이 보고됐다. 주변국의 AI 발생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유래한 AI 바이러스가 야생조류를 통해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송창선 교수는 “우리나라와 야생조류 이동경로를 공유하는 몽골 야생조류 번식지의 큰고니 폐사체에서 AI 바이러스가 분리됐다”며 “올해 가을 이후 야생조류 이동과 함께 새로운 AI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의 닭 유래 AI 바이러스와 오리 유래 바이러스의 재조합 바이러스가 오리에서 증식성 및 병원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리류가 대부분인 야생조류에 의해 중국 유래 재조합 AI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AI 전문가들은 9월 이후 국내 AI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방역대책 마련을 정부와 농가에 주문했다. 송창선 교수는 “주변국의 현 AI 발생 상황을 볼 때 정부가 9월부터 국내 AI 바이러스 유입에 대비한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금 사육 농가에서도 농장 출입 제한 등 개별적인 방역 강화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손영호 반석가금질병연구소장도 “과거 사례로 볼 때 올해는 AI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 올 가능성이 정말 높다”며 “방역은 정부 정책과 농가의 자율방역, 방역환경개선, 관련 산업의 실천 방역이 퍼즐처럼 맞물려야 하는 만큼 정부와 농가, 업계 모두 방역효율 극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선 생산자단체에서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정부 방역정책을 보면 대부분 농가 시설개선으로 연결되는데, 정부가 요구하는 방역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농장을 다시 지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정부가 AI 대응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금농가 사정을 감안해 농가가 따라갈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기중 농림축산식품부 AI방역과장은 “올해 겨울이 그 어느 때보다 AI 발생 위험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AI 발생이 없었던 것은 정부·농가 모두가 노력한 결과로, 올해 겨울도 모두 웃을 수 있는 계절이 되도록 농가, 전문가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