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GSP사업단 품종 개발 심혈
제농S&T·농우바이오 등 참여
‘봄바람·비스트’ 등 선보여
일본산에 견줘 뒤지지 않아

우리나라 양파종자의 대부분이 일본산이다. 일본양파 품질이 국산보다 낫다는 인식 때문으로 국내 양파종자 시장의 일본산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만큼 농가들은 가격이 높더라도 일본산 양파 종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양파 종자의 국산화를 요구해온 이유다. 그래서 GSP(Golden Seed Project)사업단은 국산 양파에 공을 들였고, 최근 ㈜제농S&T와 농우바이오 등의 국산 양파종자들이 일본산 대체 종자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GSP사업을 통해 개발된 양파종자 ‘봄바람’과 ‘비스트’, ‘M5’, ‘K-스타’, ‘신기2호’ 등이 일본산 품종을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관세청 일본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일본산 종자수입액 1263만달러 중 양파 종자 수입액이 826만 달러로 약 65%를 차지하는 가운데, 국산 양파시장에서 일본산 종자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일본산 양파종자가 장악하고 있는 국산 시장에서 이들 양파 종자가 일본산을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은 일본산에 견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로, GSP원예종자사업단이 양파 종자의 수입 대체와 국내 양파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고품질 양파품종 개발과 보급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다.

종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양파가 국산보다 품질이 뛰어났기 때문에 농가들은 일본산 양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는데, 이런 인식이 굳어지면서 국산 양파가 나와도 농가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최근에는 수량성과 저장성 등 상품성이 일본산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양파종자들이 나오면서 국산 양파 보급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품평을 받은 양파종자가 바로 ‘봄바람’과 ‘비스트’, ‘M5’, ‘K-스타’, ‘신기2호’ 등이다. ‘봄바람’과 ‘비스트’, ‘M5’는 제농S&T가, ‘K-스타’는 농우바이오가, ‘신기2호’는 씨드온이 각각 육종한 상품이다.

이번 GSP사업에 따른 양파종자 평가에서 5개 품종 중 3개를 올려놓은 제농S&T가 눈에 띄는데, 제농S&T는 ㈜제농과 삼성종묘㈜가 합병해 재탄생한 회사로, 국산 양파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왔던 제농S&T가 GSP사업 품평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둔 만큼 양파 종자 국산화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기평은 “종자수급 안정과 일본과의 무역수지 해소를 위해 저장성을 개선한 고저장성 및 다수확형 양파 품종인 ‘봄바람’, ‘비스트’, ‘M5’ 등을 개발해 국내 매출 19억원 달성과 중국·일본 등에 13만 달러를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봄바람’은 숙기가 5월 10일~20일경인 조생종으로, 구형이 정구형이며, 비대력이 우수한 품종이다. 특히 수확 지연시에도 편구 발생이 적어 계약 재배에 유리하다는 것이 제농S&T의 얘기다. 중만생종 ‘비스트’는 수확기가 6월 10일부터 15일까지이며, 이 또한 비대력이 뛰어나 수량성이 좋고, 구형은 원형에 가까우며, 균일도가 높다. 무엇보다 저장성이 좋아 수확 이후 이듬해 봄까지 고품질 양파를 맛볼 수 있다. ‘M5’는 5월 25일~30일 사이에 수확하는 중생종이다. 비대력과 수량성, 균일도 등이 모두 우수하다.

김태형 제농S&T 대표이사는 “제농은 합병 전부터 국산 양파종자 육성에 주력해 왔는데, 초창기에는 일본종자에 비해 품질이 80% 정도였다면, 지금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고 본다”면서 “양파를 초극조생, 조생, 중생, 중만생으로 나누면 조생과 중생, 중만생은 제농S&T를 포함한 국산 제품이 상품성면에서 일본 품종과 충분히 대등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K-스타’는 농우바이오가 육종한 종자로, 수량성과 저장성이 우수하다. ‘K-스타’ 양파저장 실험 결과 중량감소와 부패율, 발근율 모두 수입품종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감소율도 11%로 대조군인 수입품종의 14%와 16%에 비해 낮아 장기(익년 3월) 저장 능력이 탁월하다는 분석도 있다.

씨드온의 ‘신기2호’는 중량이 평균 400g인 만생종으로 내한병과 내병성이 강한 품종이다. 이상기후에서도 수량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장점이며, 육질이 단단하고 단맛과 매운맛이 많다. 구가 단단해 4월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중앙아시아 등에 2019년까지 696만달러를 수출하기도 했다. 국산 양파 종자의 국산화가 진행되면서, 2012년 14%였던 국내 양파 품종 자급률이 지난해 29.1%로 향상됐다.

농기평 관계자는 “GSP사업을 통해 다양하고 우수한 양파 품종 개발과 시범포 운영 등으로 국산 품종의 보급·확산은 물론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수출시장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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